지난달 28일 나로우주센터, 한국형 발사체(KSLV-Ⅱ) 개발의 핵심이자 꽃인 '엔진 지상·고공 연소시험설비동'과 '연소기 연소시험설비동' 등의 내외부가 언론에 최초로 공개됐다.
◇그을음 없는 천정·벽…불안정 연소 잡았다=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항우연은 KSLV-Ⅱ 사업예산(1조 9572억원)중 4200억여원을 투입해 엔진구성품 및 시스템의 성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시험설비 9종을 최근 완성했다. 최종 단계인 '추진기관 시스템 시험설비' 공사는 올해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는 KSLV-Ⅱ 개발을 위한 본격적인 시험검증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연소기 연소시험설비동'은 저출력(7t)과 고출력(75t) 로켓을 세워놓는 스탠드가 나란히 배치돼 있었다. 눈에 띄는 점은 벽·천정 등에 로켓이 불을 내뿜을때 생길만한 그을음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 김종규 연소기팀 선임연구원은 "7t, 75t 연소기 시험에서 완전연소에 가깝게 태워 그을음이 없다"고 설명했다. 7t·75t급 엔진의 최대 난제인 '불안정 연소'가 해결되고 있다는 뜻이다.
불안정 연소란, 연소과정에서 발생한 진동이나 추진제 공급계통의 교란 등이 연소실 내 압력·온도·유속 등에 영향을 줘 불안정한 연소상태가 발생하는 현상이다. 불안정 연소가 해결되지 않으면 설계를 새로하는 방법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
항우연 김승환 엔진시험평가팀 책임연구원은 "초고온을 버틸 수 있게 한 설계"라고 설명했다. 엔진실험을 진행하면 연소실 내부온도는 3400℃까지 치솟는다.
시험실 정중앙에는 목업형태의 75t 엔진개발모델(EDM1)이 스탠드에 고정돼 있었다. 연소기, 가스발생기, 터보펌프 등의 구성품이 실제설계와 동일하게 갖춰져 있다. 실제 75t 엔진 시험은 3월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엔진 시험설비들 상당수가 앞으로 진행될 달·화성탐사용 로켓 개발을 고려해 지어졌다. 김 책임연구원은 "최대 150t 시험까지 가능하고 구조물은 최대 300t까지 버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험발사체는 '2단'… 달 탐사용 로켓은 '4단'=이날 KSLV-Ⅱ개발현황 브리핑에선 2017년 12월 발사될 '시험발사체'의 구체적 사양도 공개됐다. 항우연 고정환 본부장은 "시험발사체는 75t급 터보펌프식 엔진 1기와 7t급 터보펌프식 엔진 1기로 구성된 총 2단형 로켓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달 탐사용 로켓에 대한 설계 기획안도 언급됐다. 고 본부장은 "KSLV-Ⅱ 최상단에 나로호 때 쓴 7t급 고체연료 엔진을 새로 가공해 얹어, 4단형 로켓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주발사체는 높은 신뢰도를 요구하는 분야다. 최초 개발한 로켓이 목표한 궤도권까지 올라갈 성공확률은 34%에 그친다. 항우연은 실패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전체 사업기간 동안 7t 엔진은 160여회, 75t 엔진은 220여회 시험할 계획이다.
조광래 항우연 원장은 "75t의 불안정 연소 등을 빠르게 잡아가며 엔진의 성능 및 신뢰·안정성을 확보해가고 있다"며 "제2의 나로호(KSLV-Ⅰ) 성공 신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0일로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는 발사 성공 3주년을 맞았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