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경기 불확실성 증가로 환금성이 낮은 연립·다세대 매수를 꺼리는 사람이 늘어난 데다 신축으로 가격마저 올라 메리트가 떨어졌다는 의견이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에 준공된 연립·다세대는 3만9580가구로 전년(3만1708가구)대비 24.8% 증가했다. 전세난 수요와 부동산 경기를 감안해 다수가 연립·다세대 공급에 나섰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전세난에 경기도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늘자 이들을 타깃으로 한 연립·다세대 공급이 단기적으로 급증했다"며 "지난해 인·허가 받은 물량이 여전히 남아 올 상반기 공급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기도 연립·다세대 건설 인·허가 물량은 5만1039가구다.
낮은 환금성과 가격 상승이 공실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경기 일부지역에서 연립·다세대 공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기 불확실성 증가로 감가상각은 큰 반면 환금성이 낮은 연립·다세대 매수에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정 연구위원은 "연립·다세대의 경우 싼 가격이 절대적인 메리트인데 신축 빌라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다"며 "투자자의 요구수익률이 높아 공실이 발생하는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경기 남양주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을 못받아 연립·다세대를 찾는 수요가 있었지만 최근 공급과잉으로 아파트마저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어 (이 지역) 상황이 더 안 좋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미분양 아파트는 2만5937가구로 전달(2만1809가구)보다 18.9% 늘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연립·다세대 건설 인·허가를 받은 사람이 올 상반기 공급에 나설 수도 있지만 포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도에서 연립·다세대 '떨이 분양'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부동산경기가 안 좋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아파트보다 경기 변동에 더 취약한 연립·다세대 미분양이 더 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매시장에서도 연립·다세대의 인기는 줄고 있다.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1월28일 기준) 경기도 연립·다세대 경매 낙찰가율은 72.4%로 지난해 1월(76.84%)보다 4.44% 줄었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낙찰가율은 물건의 가격적인 부분과 연관이 있다"며 "낙찰가율 하락은 경매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해당지역 물건을 보수적인 시각에서 바라본다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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