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덫걸린 삼성엔지…이재용부회장 자금투입 규모는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16.01.24 16:35

22일부터 5거래일간 신주인수권 거래...공매도 물량만 30만주, 11.9% 하락

삼성엔지니어링_로고


다음달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앞둔 삼성엔지니어링이 신주인수권을 이용한 공매도에 주가가 크게 밀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3000억원의 사재투입(실권주 청약)을 발표한 날과 비교하면 주가가 30% 하락하면서 실제 이 부회장의 참여 규모도 주목거리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2일 신주인수권증서(삼성엔지9R) 1248만 증서를 신규상장했다. 신주인수권의 상장가는 2690원으로 5거래일 동안 거래된 뒤 오는 29일 상장폐지된다.

신주인수권 상장 당일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는 전일 보다 11.86%나 떨어지며 1만1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22일 하루에만 외국인과 기관이 100만주(116억원)를 순매도했다. 특히 공매도 물량이 30만주 가량 나오며 주가하락을 이끌었다.

신주인수권이 상장되면서 공매도 물량이 크게 증가한 것은 유상증자 신주 획득가격(신주인수권+유상증자 발행가액)과 현재 주가 간의 가격 차이가 발생해서다. 신주인수권을 사면서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을 공매도하는 것이다.

예컨대 우선 2690원에 신주인수권을 사고,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빌려 1만2650원(21일 종가)에 파는 공매도를 진행한다. 이후 신주인수권을 이용해 유상증자 신주를 8110원(1차 발행가액 기준)을 받아 공매도 당시 빌린 주식을 갚으면 1850원의 차익이 발생하는 논리다. 사실상 무위험 차익거래다.

이에 공매도 물량이 늘고, 공매도를 우려한 투자자의 주식매도가 늘면서 주가가 11%나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22일 종가가 유상증자 참여가격(1만800원)보다 700원가량 높은 만큼 공매도는 더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신주인수권의 가격이 하락하면 유상증자 신주가격은 더 떨어질 수 있어 공매도가 이어질 수 있다. 22일 장중 한 때 신주인수권이 2005원까지 떨어져 신주 획득가격이 1만원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신수인수권 가격에 따라 1만원 선도 위험한 것이다.

주가가 9500원 아래로 형성되면 유상증자 발행가액이 8110원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 유상증자 발행가액은 1차 발행가액과 2차 발행가액 중 낮은 가격에 정해진다. 2차 발행가액은 1월28일~2월3일 동안 주가와 거래대금을 가중산술평균한 값으로 정해지는데, 평균가가 9500원 미만이면 8110원 보다 낮은 가격에 발행가액이 확정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의 미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카드로 이 부회장의 지분 취득이 꼽히는 상황에서 최근 주가 흐름이 실제 청약과 실권에 어떨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다.

발행가액이 낮아질수록 많은 자본을 확충해야하는 삼성엔지니어링 입장에서는 불리하다. 2차 발행가액이 7700원 미만으로 떨어지면 계획한 1조2000억원 보다 낮은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 반면 이미 공매도를 진행한 세력은 발행가액이 낮아질수록 공매도 가격과 차익이 커져 이익이 높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신주 획득가격(신주인수권+발행가액)보다 주가가 낮아지면 기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보유주식을 팔고, 신주인수권을 사는 차익거래에 나설 수 있다"며 "회사는 주가가 향후 오를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줘야 주가하락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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