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채권펀드 대신 들었다?' 억울한 ELS 투자자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이학렬 기자 | 2016.01.21 18:10

"ELS 녹인 터치했다면 반등후 조기상환 또는 중도환매 기회 노려야"

#투자자 A씨는 지난해 은행에서 만기가 돌아온 적금을 상장지수펀드(ELS)로 갈아탔다. A씨는 지수형 ELS의 경우 그간 원금손실이 없었다는 은행 직원의 얘기를 믿고 가입했다. 하지만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포함하고 있는 이 ELS는 최근 녹인(원금손실가능구간·Knock-in)에 진입하며 수익률이 반토막 난 상태다.

지난해 국민재테크 상품으로 급부상한 ELS는 증권사뿐만 아니라 은행들의 추천상품 1위로 날개돋힌 듯 팔려나갔다. 은행들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예·적금 이자에 실망한 고객들이 이탈하는데다 예대금리차로 수익을 내기도 어려워지자 판매 수수료를 올릴 수 있는 ELS 판매에 열을 올렸다.

은행권에서는 ELS를 직접 팔 수 없어 ELS를 특정금전신탁에 편입한 주가연계신탁(ELT) 형태로 주로 판매하고 일부는 펀드에 편입한 주가연계펀드(ELF)로도 판매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으로 ELS의 발행잔액은 66조9923억원으로 이중 국민은행 12조원, 하나은행 6조원, 신한은행 6조원 등 은행권 판매잔액은 25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일부 은행 PB들은 지난해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기준금리 인하 이후 ELS 판매에 전사적으로 열을 올리고 있다"며 "금리가 워낙 낮아 고객들의 자산 중 40~50%는 ELS로 제안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은행에 돈을 맡기는 고객들은 안정성을 선호하는 성향이 강하고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투자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가장 많은 ELT와 ELF를 판매한 국민은행 상품의 대부분은 원금비보장형 ELS다. 또 은행에서 판매하는 ELS는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똑같은 구조의 ELS에 비해 수익률이 낮다. 신탁이나 펀드 형태로 ELS를 투자하게 되는 구조이다 보니 수수료가 한 번 더 추가되는 셈이지만 이 사실을 아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

은행권 관계자는 "불완전 판매 이슈가 완전히 없을 수 없겠지만 지난해 판매 설명을 강화해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ELS 판매에 적극 나서면서 증권사들도 지난해 상반기부터 상환조건을 완화하는 등 다양한 조건을 내건 ELS를 출시, 판매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안정성을 높인 ELS를 내놓는 것은 그만큼 ELS의 손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지만 증권사들의 마케팅 전략에 묻히고 말았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증권사들은 홍콩H지수 고점에서 ELS를 팔면서도 '해당 지수가 50% 이상 떨어지지만 않으면 손실이 아니다'라는 점을 내세워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하반기에 홍콩H지수가 9000선까지 떨어졌을 때에는 정작 은행과 증권사들이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발행을 제한하면서 투자자자들 사이에서는 정작 녹인 우려가 낮아졌을 때에는 상품을 팔지 않는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녹인이 발생한 ELS를 보유한 투자자의 경우 H지수가 최대한 오르기를 기다리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H지수가 반등해 최대한 유리한 조건이 올 때를 기다리면 조기상환 또는 중도환매의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H지수가 조기상환 조건까지 다시 반등하면 녹인을 터치했더라도 투자자들은 애초에 약정된 수익률을 지급받을 수 있다. 중도환매하는 경우 ELS 이론가의 5% 이내의 범위에서 수수료를 내고 환매가 가능하다. 이론가는 상품의 옵션 조건 등에 따라서 다를 수 있어 해당 증권사나 은행에서 확인해야 한다.

이 연구원은 "녹인 직전에 있는 ELS에 가입한 투자자들의 경우 녹인이 H지수 4000~5000포인트 수준으로 낮다면 기다려 보는 전략을 쓸 수 있고 반면 7000포인트 수준으로 임박했다면 환매수수료를 감안해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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