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KT, 하나금융 등이 잇달아 임대주택 분양에 나서면서 올해가 대기업의 주택임대사업 원년이 될 전망이다. 기존 기업형 임대사업인 '뉴스테이'가 있지만 정부가 주도하는 택지개발사업 일색인 만큼 진정한 기업형 주택임대사업으로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통신, 금융, 유통업체들의 가세는 기존 건설, 개발 위주에서 복합 주거서비스로의 기업형 임대업의 변화를 예고한다.
통신업체인 KT는 활용도가 줄어든 옛 전화국 부지를 활용해 주택임대사업에 진출한다. 오는 6월 서울 중구 흥인동 옛 동대문지사 부지에 복합시설 799가구 공급하며 첫 스타트를 끊는다. 중장기적으로는 전국에 총 1만 가구 규모의 임대주택을 선보일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하나금융지주)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으로 폐쇄되는 점포에 임대주택을 짓는다. 지역별로 중복되는 점포를 임대주택으로 개발하겠다는 복안이다. A은행 등 다른 금융사들도 부동산 자산을 활용한 주택임대사업을 검토 중이다.
유통에서 잔뼈가 굵은 롯데그룹은 롯데건설과 롯데자산개발을 통해 주택임대사업을 본격화한다. 설계, 시공에서부터 임대 중개, 주택 관리까지 부동산 임대와 관련된 일련의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일본 미쓰이부동산이 모델이다. 2020년까지 총 1만8000가구 공급이 목표다.
비건설업체들이 앞다퉈 임대주택 시장에 가세하는 이유는 경기침체와 부동산시장 위축에 있다. 이제 막 태동하기 시작한 기업형 임대사업은 저성장 기조 속에서 숨죽인 매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그저 소유만 하고 있어도 부동산 자산 가치가 오르던 시대도 저물고 있다. 노는 땅을 활용해 수익을 내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 온 것이다.
우수고객을 선점할 수 있다는 것도 주택 임대사업의 이점이다. 제휴 신용카드 등 주거와 금융서비스를 결합하거나 휴대전화, IPTV 등 연결상품을 출시하는 형태다. 주거 서비스와 통신, 금융, 유통 등 본업을 연계해 최대한의 시너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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