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시대 새로운 소비패턴 '스낵컬처' 뜬다

머니투데이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 2016.01.20 03:35

[같은생각 다른느낌]저성장 시대 소비를 이끄는 세가지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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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저물가·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스마트폰의 이용이 확대되면서 간단하면서 빠르고 저렴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투자처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기업들은 이같은 소비패턴의 변화에 주목하며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간단하고 쉽게 소비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스낵컬처(Snack Culture)는 2007년 미국 IT전문지 와이어드에서 처음 등장했다. 스낵컬처 트렌드는 출퇴근이나 외부활동 중 짧은 시간 안에 소비할 컨텐츠 수요가 증가하면서 부상했다.

이런 현상은 기업의 마케팅 활용으로 이어져 단순한 제품광고 차원을 넘어 웹툰이나 웹드라마 형태의 자연스런 노출을 통해 기업 이미지 제고나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인터넷과 모바일 컨텐츠 산업에서 나타나고 있다. 페이스북의 '스피드웨건'은 댓글로 언론기사의 내용을 설명하고, 인스타그램의 '15초뉴스'는 주요 내용을 요약한 뉴스를 제공한다. '티타임즈' 같이 카드형식의 뉴스 제공 앱들도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짧은 시간안에 빠르게 제품의 특징을 설명하는 동영상이나 홈쇼핑 방송은 여러 브랜드를 비교해가며 가성비 좋은 제품 구입을 원하는 스마트 컨슈머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CJ오쇼핑은 SNS를 통한 '1분 홈쇼핑'과 모바일 앱을 통해 각종 상품을 짧은 동영상이나 사진 등으로 소개하고 있고, AK플라자의 '10초로 보는 백화점 텐쇼핑' 동영상도 인기다. 최근 GS홈쇼핑도 모바일앱으로 '날방'이라는 라이브 소통 쇼핑 방송을 시작했다. 이런 짧은 동영상 서비스는 기업이 본 제품을 소개하기 전 소비자의 반응을 알아보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거나 직접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스낵컬처 컨텐츠는 저비용·고효율의 광고효과로 인해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또한 빠른 제품생산과 유통을 무기로 한 제품의 약진이 저성장 시대에 두드러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유행 트렌드에 맞추어 빠르게 생산하고 유통하여 소비하는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을 들 수 있다.

패스트패션의 대표 SPA 브랜드인 유니클로, 자라, H&M 은 계절별로 발빠른 디자인 상품으로 2~3주에 한번씩 신상품을 출시함으로써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04년부터 최근 10년간 연평균 14.8% 성장하였으며 2013년 546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그리고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소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중저가의 가성비 좋은 제품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2009년 McKinsey의 ‘미국의 저성장기 소비자 행동변화’ 보고서는 소득증가율이 정체될 때 소비자들은 상향구매에서 하향구매로 소비패턴을 전환시켜 저가전략 또는 프리미엄·저가상품 패키지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대륙의 실수’라 불리우는 샤오미는 무선충전기 같은 틈새시장을 노린 제품과 중저가 스마트폰 등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전자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2011년 7월에 국내에 도입된 알뜰폰은 전체 휴대전화 시장에서 약 1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올해초 우체국에서 기본료 0원에 50분 무료 음성통화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알뜰폰 단말기 종류가 다양화되고 서비스가 개선된다면 더 많은 이용자를 불러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가의 제품이 인기를 끌자 지난해 10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저성장기에는 상향구매에서의 개성화 추구 경향이 저가상품 소비에도 나타나 고가의 오리지널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에게 세컨드브랜드(Second Brand)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미 기존의 항공사들은 서비스를 줄인 대신 가격을 낮춘 저가 항공사를 세컨드브랜드로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과 대한항공의 진에어와 같은 저가 항공사가 성장 중에 있다. 저가 항공사의 2014년 국내선 수송분담률은 50.8%로 대형 항공사를 넘어섰고 국제선 수송분담률도 11%대에 진입했다.

이런 사업들의 등장은 저성장과 모바일 산업의 확장에 따른 ‘간단하면서 빠르고 저렴한’ 제품·서비스 선호라는 소비패턴의 변화에 대처한 결과이다. 이처럼 저성장 시대에 새로운 소비패턴으로 자리잡은 '스낵컬처', '패스트패션', '세컨드브랜드'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기업들만이 잠재수요를 창출해 수익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모든 제품과 서비스가 전면적으로 가볍고 빠르며 저렴한 방향으로만 가지는 않을 것이다. 차별화된 고가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항시 존재하며, 짧은 주기의 패스트제품에 대한 반작용으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복고풍이 유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소비패턴은 질적 수준이 낮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양산하여 전체 수준이 하향평준화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또한 제품과 서비스 안전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창의적인 인원 확충도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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