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에 유급휴직까지'…삼성물산 구조조정 '술렁'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 2016.01.18 05:26

건설 부문 직원들 "추가 감원 더 있을까 걱정"

/사진=머니투데이 내부 DB
#삼성물산 건설부문 A주임은 지난달 황당한 일을 겪었다. 사측과 면담 끝에 희망퇴직을 결정하고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는데 다시 출근하라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다. 영문을 몰라 물어보니 희망퇴직이 철회됐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희망퇴직을 결정한 삼성물산 건설부문 B과장은 오랜 고민 끝에 '생애설계휴직'을 선택했다. 퇴사를 거부하자 회사측에서 이를 권했기 때문이다. 1년 동안 기본급의 일부가 지급되지만 복귀 여부에 대해서는 어떤 답도 듣지 못했다.

해가 바뀌었지만 지난달부터 시작된 삼성물산 건설 부문의 구조조정 여파는 가시지 않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구조조정 대상이 된 삼성물산 건설 직원들은 약 800명 안팎이다. 이 중에는 20~30대 초반의 젊은 직원들도 포함돼 있었다. 입사한 지 5년이 되지 않은 사원·주임급들이다.

하지만 10여 일 만인 지난달 28일 삼성물산은 사원·주임급 직원들에 대해서는 희망퇴직을 철회했다. 당시 두산인프라코어가 20대 직원들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해 여론의 질타를 받은 직후였다.

젊은 직원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기 위해 이미 회사를 나오지 않는 직원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자진해서 회사를 떠나겠다고 했던 직원들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희망퇴직이 없던 일이 되면서 허탈해했다. 삼성물산 측은 "처음에는 직원·주임 직원들도 희망퇴직 명단에 있었으나 나중에 철회했다"고 밝혔지만 그 배경은 설명하지 않았다.


삼성물산은 희망퇴직 대상을 일부 줄이면서 대신 '생애설계휴직' 제도를 도입했다. 희망퇴직 통보를 받은 대리급 이상의 직원들 가운데 퇴사를 거부하는 직원들이 대상이다. 삼성물산의 한 직원은 "생애설계휴직이란 1년 동안 기본급의 일부가 지급되는 일종의 유급휴직"이라며 "사실상 이 기간 동안 다른 일자리를 구하고 퇴사해야 한다는 뜻으로 직원들은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 지급되는 기본급은 퇴사할 때 받는 위로금에서 제외된다. 삼성생명도 지난해 11월 이와 유사한 방식의 '생애설계휴직'을 실시한 바 있다.

한 차례의 희망퇴직 통보가 끝났지만 직원들은 앞으로도 추가 감원이 있을 것이란 불안감에 긴장하고 있다. 또 다른 직원은 "제일모직 건설에서 넘어온 인원이 있어 총 직원 수는 크게 줄지 않았다"며 "올해 반기별로 나눠 더 많은 인원을 감축한다는 얘기가 돌면서 직원들의 동요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건설측은 "상시적인 인력 구조 개선 작업은 있지만 대규모의 구조조정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지난해 상반기에도 약 700명의 직원을 줄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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