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패스트푸드점 '롯데리아'…37년간 1위 유지한 비결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6.01.14 03:30

[장수 프랜차이즈의 힘]롯데리아-브랜드 파워, 히트 메뉴 개발, 가맹사업 노하우 3박자 갖춰


1980년 5월9일 서울 소공동 호텔롯데 에머럴드룸은 1000여명의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롯데리아가 국내 최초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모집한다는 신문 광고를 보고 사업 희망자들이 몰려든 것이다. 프랜차이즈 산업이 태동하던 초창기였던 만큼 사업 성패를 가늠하기 어려웠는데도 '롯데'가 운영하는 외식브랜드라는 타이틀만으로도 파장이 컸다.

롯데리아는 1979년 브랜드 론칭 이후 37년간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줄곧 지키고 있다. 맥도날드, 버거킹 등 글로벌 패스트푸드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 본격 발을 내딛기 전에 가맹사업을 시작한 것이 주효했다.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히트 상품과 체계적인 가맹점 관리도 롯데리아가 장수 브랜드로 성장한 배경이다.

◇'최초·최대' 기록 연속…프랜차이즈 브랜드 대명사=롯데리아는 1992년 패스트푸드 업계 최초로 100호점 시대를 열었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지 12년여만이다. 100호점이 200호점으로 늘어나기까지 5년이 더 걸렸다. 그 이후부터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1998년 400호점, 2000년 500호점, 2001년 700호점을 돌파하며 최초 기록의 역사를 썼다. 특히 외환위기 직후에는 은행, 대기업 등에서 퇴직한 사람들이 늘면서 롯데리아 가맹점 개설 문의가 빗발쳤다.

1979년 10월5일 국내 1호 프랜차이즈인 롯데리아 소공점(1호점)의 개점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 사진=롯데리아
롯데리아가 성장 역사만 쓴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초반 웰빙 트렌드가 확산 되면서 패스트푸드 유해성 논란이 일었고 급성장하던 점포 수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신규 출점은 목표치를 밑돌았고 기존 점포 가운데 영업 부진으로 문을 닫는 곳도 속출했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자금력이나 사업 노하우가 부족한 가맹본부였다면 역풍을 견디지 못했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손익이 부진한 점포를 과감히 정리하고 원가와 경비를 절감하는 시스템을 재정비해 성장 기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롯데리아는 2000년대 후반부터 다시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2009년 800호점, 2009년 900호점에 이어 2012년에는 1000호점을 돌파했다. 지난해 현재 전국 매장 수는 1292개로 1300호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인 입맛 잡은 히트 제조기…체계적인 가맹점 관리=서양 대표 음식인 햄버거를 한국식으로 변형해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도 롯데리아가 40%를 웃도는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1992년 업계 최초로 내놓은 '불고기버거'는 패스트푸드 업계 최대 히트작으로 꼽힌다. 햄버거에 거부감을 가졌던 소비자들이 불고기 양념 맛에 열광하자 맥도날드, 버거킹 등도 한국 시장에만 이례적으로 불고기버거를 출시했다. 불고기버거는 출시 이후 7억개 이상 팔리는 등 23년간 판매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민 간식 라면을 활용한 '라면버거', 밥으로 만든 '라이스버거', 김치를 넣은 '김치버거' 등도 롯데리아 상품개발팀이 개발한 대표적인 한국식 메뉴다.

37년간 쌓은 가맹점 관리 노하우는 롯데리아의 가장 큰 장점이다. 롯데리아 가맹점 계약을 체결하려면 매장 관리, 리더십 배양, 서비스 교육 등 점포 관리자 양성 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교육 기간만 34일에 달한다. 햄버거 매뉴얼을 비롯해 현장실습 등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진다.

전국에 8개 가맹관리본부를 운영하며 100여명의 직원을 배치, 권역별로 가맹점을 관리하고 있다. 관리본부 직원들은 가맹점 개설부터 인력 관리, 매출·수익 관리 등을 돕는다. 시스템화된 점포 운영 체크리스트 기법을 통해 모든 원료를 본부에서 다량 구입하는 만큼 원가 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가맹점 평균 매출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서울 지역 점포의 경우 연 9억5000만원, 인천과 광주는 8억5000만∼8억6000만원, 부산과 대구는 7억6000만∼7억8000만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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