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생일' 확성기 방송 재개…北 '신종 도발' 우려

머니투데이 이상배, 박소연 기자 | 2016.01.08 11:40

[the300] 北, 단순 포격 아닌 후방 타격 등 새로운 형태 도발 가능성

북한의 4차 핵실험 발표로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낮 12시부터 전면 재개키로 결정했다. 8일 오전 강원 고성군에서 군 차량이 접경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군 당국은 대북확성기방송 재개와 함께 확성기가 설치된 전방지역에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를 발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스1

정부가 8일 낮 12시 비무장지대(DMZ) 일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키로 하면서 한반도에 다시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북한은 이날 일부 부대를 증강 대치하고 대남 감시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이 북한의 '최고존엄'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생일이라는 점에서 확성기 방송에 김 제1위원장을 직접 비난하는 내용이 담길 경우 북측이 군사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 최전방 포격 등 과거의 수법과 달리 후방 타격 등 새로운 형태의 도발을 벌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된다.

그러나 지난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따른 군사충돌이 '8.25 남북합의'로 이어진 지난해처럼 사태가 다시 남북 대화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은 이날 정오를 기해 최전방 부대 11곳에서 대북 확성기를 활용한 심리전 방송을 재개할 계획이다. 이동식 확성기 6대를 추가 투입할 준비도 마쳤다. 지난해 '8.25 남북합의'로 확성기 방송이 중단된 뒤 4개월여 만이다. 우리 군은 북한에 대비해 대북 확성기를 설치한 지역에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를 발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인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정부는 1월8일 정오를 기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관련 장관들 간 검토와 협의를 거쳐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박근혜 대통령의 전격적인 지시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북측의 대응이다. 이날이 김 제1위원장의 생일이라는 점에 비춰 김 제1위원장을 직접 비난하는 내용이 담긴 방송에 북측이 좌시하지 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또 확성기 방송은 K팝 등을 활용해 DMZ 인근 젊은 군인들과 주민들의 정서를 집중적으로 파고든다는 점에서 북한의 '체제유지'에 치명적 불안요인으로 평가된다. 대북 확성기는 야간에는 약 24km, 주간에는 10여km 떨어진 곳까지 음향을 송출할 수 있다.

지난해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북한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대북 심리전이 북한 지도부에 그만큼 위협적이어서다. 지난해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이후 우리 군이 8월10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은 8월20일 '준전시상태'를 선언하고 확성기 쪽을 향해 4발의 포탄을 발사했다. 그러나 당시 우리 군이 155mm 자주포탄 29발을 쏘며 초강경 대응하자 북한은 고위급 회담을 제안, 결국 '8.25 남북합의'로 이어졌다. 고위급 회담 당시 북측은 시종일관 '확성기 방송 중단'만을 요구했다.

이 같은 전례에 비춰 북한이 지난해와 같은 단순 포격으로 대응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우리 측의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도록 새로운 형태의 도발을 감행할 공산이 크다. 해킹 등 사이버 공격이나 후방 타격 등의 방식이 동원될 수도 있다. 기술적으로 완전하진 않지만 최근 시험발사를 단행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과 같은 신무기가 동원되는 등의 최악의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한미 연합군은 대북 억지력 강화를 위해 핵항공모함, 핵잠수함, B-52 장거리 폭격기, F-22 스텔스 전투기 등의 전략자산을 한반도 주변에 전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실제 배치될 경우 시점은 '키 리졸브' 한미군사연합이 예정된 3월 전후가 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군사적 긴장 국면이 지난해 8월처럼 결국 남북 간 대화를 통해 타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북한도 4차 핵실험을 단행하면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사전에 염두에 두지 않았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점에 비춰 지난해와는 다른 양상으로 사태가 전개될 공산이 크다. 그동안 북한의 대남 접촉을 주도했던 김양건 전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최근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이 남북 간 접촉에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대북 확성기 방송은 목적이 달성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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