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오만서 2년전 구속 '상사맨 교범' 보석으로 석방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 2016.01.10 14:46

'수출 전사' 유모 전 부사장 '아랍의 봄' 따른 오만 공공기관 수장들 숙청 여파에 '유탄'

2014년 오만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으며 법정구속된 유모 전 A상사 부사장(64)이 지난해 보석으로 풀려나 옥 바깥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10일 외교당국 등에 따르면 유 부사장은 지난해 하반기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오만 법원의 재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주 오만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구속된 상태에서도 매주 1~2차례씩 영사 면담을 진행하며 재판 경과를 알렸다"며 "1년 반에 달하는 교도소 생활 속에서도 건강을 잃지 않아 다행이다"고 전했다.

유 전 부사장의 보석 소식에 업계에서는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유 전 부사장은 외대 아랍어과를 나온 뒤 1977년 A상사에 입사해 30년 넘게 중동시장을 개척했다. 플랜트, 중전기기, 비철금속, 석유화학제품을 가리지 않고 수십억달러 어치 팔아 석탄산업훈장으로 공로를 인정받은 바 있다.

한 종합상사 관계자는 "유 전 부사장은 회사를 떠나 중동지역에서 활동하는 모든 상사맨들의 교범이었는데, 오만 정부 상황으로 인해 억울하게 구속돼 다들 걱정했다"며 "아직 재판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이역만리 감옥에서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유 부사장은 지난 2006년 13억달러 규모의 소하르공단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를 수주한 뒤 아흐마드 알와하이비 OOC(오만 국영석유회사) 사장이 소유한 컨설팅업체에 수차례에 걸쳐 800만달러(약 95억원)를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2014년 2월 징역 10년과 벌금 400만 오만리알(약 125억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A상사는 800만달러가 정당한 컨설팅 비용이었으며 컨설팅업체 소유자가 OOC 사장인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이다. A상사는 2014년 법무팀을 통해 항소했다. 오만 대법원에서는 2014년 12월 원심을 파기해 1심 법원에 되돌려보냈으며, 현재 재심이 진행 중이다.

유 부사장은 앞서 2013년 8월 오만 무스카트에서 체포됐으나 같은 해 10월에도 보석으로 풀려난 바 있다.

오만은 2011년 '아랍의 봄'으로 일컬어지는 민주주의 열풍 확산으로 공직자들의 부패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되자 빈 사이드 국왕이 직접 나서 반부패정책 방침을 천명하고 수십명의 고위 공무원과 기업인을 구속했다. 유 부사장 역시 OOC 사장이 구속되는 과정에서 '유탄'을 맞은 셈이다.

한편 중동 지역에서는 사업 수주시 현지 컨설팅업체 용역이 의무화된 경우가 많다. A상사 역시 정당한 OOC 측에 추천한 정상적인 컨설팅 업체에 지불한 비용에 '뇌물' 딱지가 붙었다. 당시 문제의 플랜트공사 금액은 12억달러(약 1조4362억원)였다. 공사 규모를 볼 때 적정한 수준의 컨설팅비용이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A상사는 정당한 컨설팅비용 지불이라는 입장이었음에도 불구, 유 전 부사장은 이 사건이 회사 차원의 문제로 번질 것을 염려해 사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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