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투자, 반드시 MOU 꼭 필요하나

머니투데이 김선호 변호사(법무법인 세움)  | 2016.01.09 08:03

[theL]중소기업의 투자, M&A, 기업공개①

임채운 중진공 이사장(왼쪽)과 박삼구 한국 메세나협회 회장이 23 서울 목동 중진공 서울사무소에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민법이 예정하고 있는 원칙적인 계약 체결 형태는 일방의 청약과 상대방의 승낙이 순차로 주고 받는 형태입니다. 시장에서 물건의 가격을 묻고 값을 치르고 물건을 받아 오는 경우를 쉽게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개인 간의 부동산 매매만 보아도 느낄 수 있듯이 대부분의 계약은 시장에서의 거래처럼 단순하지가 않으며, 특히 기업을 사고 파는 거래는 더욱 복잡합니다. 확정적 거래 제안 이전에 상대방 물색, 가격 협상, 제3의 거래안과의 비교 등을 진행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특히 기업인수 거래는 가격이 높고 주주, 채권자, 임직원 등 관련자에 대한 영향도 크기 때문에 확정계약(주식매매계약, 영업양수도계약 등; 양해각서에서는 '본계약'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체결 전에 오랜 기간 교섭을 진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출되는 유무형의 비용도 상당합니다.

이처럼 교섭과정에서 발생하는 유무형의 지출이 상당할 수 있기 때문에, 거래 진행에 대한 상호 간의 의향이 확인되는 시점에 교섭과정을 규율할 약정을 맺어 두는 것은
진지한 거래 의사를 가진 당사자의 자연스러운 수요일 것입니다. 리소스를 투입해 협상을 진행하던 와중에 상대방이 과일 고르듯 마음을 바꾼다면 거래 당사자로서는 기존에 투입한 비용을 회복할 길이 없어지는 데다가 거래실패로 인해 평판이 저하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미국의 우호적 기업인수를 중심으로 교섭의 일정 단계에서 그 시점까지 협의된 주요 거래조건을 적은 의향서(LOI; Letter of Intent)를 주고 받는 현상이 생겼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0년대 후반 금융위기 이후 이러한 미국의 관행이 수용되어 기업인수 이외의 다른 복잡한 거래에도 응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매수인이 발송하는 서신 형태의 의향서보다는 양 당사자가 대등한 형태로 서명하는 양해각서(MOU; Memorandum of Understanding)가 일반적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벤처자본이 중소기업 지분투자를 위해 제시하는 주요거래조건표(Term Sheet)도 그 실질은 양해각서로 볼 수 있으며, 큰 틀에서 보면 의향서, 주요거래조건표 및 양해각서의 기능과 성격은 대동소이합니다.

양해각서 체결은 법률에서 요구하는 필수요소는 아닙니다. 그러나 거래규모가 크고 거래구조가 복잡할수록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교섭 상대방의 진지한 거래의사를 확인할 수 있고, 기본적 거래조건을 문서화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양해각서를 체결할 경우, 매도인은 대안매각 방안을 찾는 대신 양해각서 상대방과의 교섭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잠재 매수인 역시 매도인의 진지한 매각 의사를 확인한 후에 협상 및 실사를 진행함으로써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기업인수 거래에 있어서는 적정 단계에서 반드시 양해각서를 체결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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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 법무법인 세움 변호사. 격주마다 이 칼럼을 통해 ‘중소기업의 투자, M&A, 기업공개’에 대한 법률정보를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칼럼의 내용은 그 동안 실무를 경험하면서 접했던 고객들의 질문을 중심으로 구성할 예정입니다. 이 칼럼은 법률전문가나 투자업계 관련자가 아니라 창업자, 중소기업 재무기획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선호 변호사는 법무법인 태평양을 거쳐 법무법인 세움에서 기업 자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투자·M&A·기업공개'에 대한 법률정보 칼럼을 연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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