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 신년 키워드는 '생존'과 '미래경쟁력'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 2016.01.04 17:15

(종합)올 한해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글로벌 위기'…내실 다져 도약 다짐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 구본무 LG 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그룹 회장.(사진 왼쪽부터)
올해 재계의 신년 화두는 '생존'과 '미래 경쟁력 확보'로 모아진다.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GS, 한화, 한진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은 4일 오전 일제히 각사에서 2016년 신년 인사회를 열고, 올해를 '위기의 한해'로 진단하고, 위기극복을 다짐했다. 특히 사업확장보다는 R&D 등을 통해 내실을 다져 위기 속 도약을 강조했다.

◇생존을 말하는 재계 총수들=구본무 LG 회장과 조양호 한진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은 이날 신년사에 '생존'을 핵심키워드로 꼽았다.

구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대강당에서 열린 새해 인사 모임에서 "글로벌 경제침체에 안일하게 대응하면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와 환율 및 유가의 불안정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갈 길이 멀고 험하다고 말했다.

조양호 한진 회장도 이날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글로벌 경영 환경 침체를 비롯한 다양한 외생변수로 인해 기업의 생존 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항공업의 특성상 품질을 강조하면서 "이제 우리가 처해진 기업환경에선 품질의 우위 없인 생존도, 영속기업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이 뼈를 깎는 자구 노력에도 해운업 침체로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새해에도 '생존'을 위해 전 임직원의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도 "신흥국 경기침체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고, 엔저로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일본과, 턱밑까지 따라온 기술력으로 무장한 중국 사이에서 기존 전략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생존의 핵심키…미래경쟁력 확보=정몽구 현대차 회장, 허창수 GS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등은 이런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R&D 강화와 미래경쟁력 확보를 주문했다.

정몽구 회장은 이날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그룹의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미래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가장 먼저 R&D 투자를 대폭 확대, 자동차 산업의 기술 혁신을 주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 목표한 '글로벌 813만대 생산·판매' 달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에 판매 목표를 전년도(820만대) 목표보다 낮춰 잡았다.


허창수 GS 회장도 임직원들에게 "10년, 20년을 내다보는 미래 먹거리 발굴과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도 힘써달라"고 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물량 중심의 과거의 답습을 버리고, 품질력·수익성·고객가치 1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1등 DNA을 몸에 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타 기업들이 따라올 수 없는 R&D 핵심역량을 키워 일류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아야 된다"고 밝혔다.

허창수 GS 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사진 왼쪽부터)
◇위기를 기회로…새 방식의 경쟁 나서야=최태원 SK 회장은 이날 서울 광진구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신년하례회에서 "지난해 그룹 창사 최초로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한마음 한 뜻'으로 땀 흘려준 구성원 덕분"이라고 치하했다.

이어 "올해는 국내외 경영환경이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패기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며 "제 자신과 모든 최고경영자(CEO)들이 앞장서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시무식 참석 때 최근 논란이 된 혼외자 문제를 의식한 듯 외부로 노출되지 않는 별도의 통로로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별도의 시무식에 참석하지 않고, 삼성전자 기흥 나노시티(기흥사업장)를 방문해 부품(DS) 부문과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의 주요 임원진들로부터 사업보고를 받는 것으로 한해를 시작했다.

대신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날 오전 서초구 우면동 서울R&D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2016년 시무식을 진행했다.

권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핀테크, 모바일 헬스 등 융합 분야에서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새로운 경쟁의 판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3일 '2016년 신년사'에서 "시대에 맞지 않는 기존 관습과 제도를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자"며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임직원들에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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