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당선 1등공신 김한길, 친노와 왜 등을 돌렸나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 2016.01.03 17:38

[the300]열린우리당 '친노직계' vs '당권파' 대결부터 시작된 악연

(경남=뉴스1) 2014년 1월2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한 김한길 당대표 등 민주당 당직자들이 헌화한 뒤 참배하고 있다. 2013.1.2/뉴스1

김한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탈당을 선언했다. 자신이 만든 당을 떠날수밖에 없는 이유로 '패권정치'를 들었다. 그는 "어렵사리 모셔온 안철수 의원을 패권정치는 급기야 밖으로 몰아내고 말았다"며 당내 주류 세력을 비판했다.

김 의원이 주장하는 '패권정치'의 주체는 이른바 '친노'(친 노무현)다. 서거한지 6년이 다 돼 가지만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름은 야권에서 여전히 정쟁의 수단으로 거론되는 중이다. 김 의원이 '친노'를 '패권주의 세력'으로 낙인찍은 것의 배경에는 10년도 더 된 악연이 존재하고 있다.

김 의원은 원래 '노무현의 남자'로 불렸다. 그는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대통령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미디어특별본부장으로 활동했다. 특히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에 적극 나서며 노 전 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선자 기획특보에 김 의원을 선임하며 신뢰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참여정부의 당·청 갈등이 심화되며 노 전 대통령과의 거리는 멀어졌다. 2004년 총선기획본부장으로 활동하며 열린우리당의 총선 승리를 이끌기도 했으나 김 의원은 이른바 '친노직계' 인사들과 거리를 뒀다. 오히려 정동영, 김근태 등 '당권파'와 가까이 지내며 노 전 대통령과 맞서는 모습을 보였다.

2006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로 뽑힌 이후에는 노 전 대통령이 창당한 열린우리당을 '실패한 정치실험'으로 간주하고 통합신당의 창당을 강력하게 주장하기도 했다. 친노 세력과 관계가 돌아올 수 없는 수준이 된 셈이다. 노 전 대통령에게도 '레임덕'이라는 용어를 거론하며 정치에서 손을 떼라는 직격탄을 날렸다.

마침내 2007년 김 의원은 열린우리당을 탈당하고 중도통합민주당을 만들었다. 당시 김
의원을 따라 탈당한 의원은 22명에 달한다. 현 더불어민주당의 이종걸 원내대표, 주승용·노웅래 의원 등이 김 의원을 따라 탈당했다. 그리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주도했던 구 민주당과 손을 잡고 대통합민주신당을 창당하기에 이르렀다. '반(反)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뿐만 아니라 '비(非)노무현'을 신당의 전면에 내세웠다.

2007년 대선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가 이명박 후보에게 완패하자 김 의원은 2008년 1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겠다며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정계은퇴를 선언할 때까지 노 전 대통령과, 친노 세력에 대한 반감을 드러낼 정도로 감정의 골은 깊어졌다.


당시 그는 "지난해 초 노무현 대통령의 변화를 더이상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동료의원 23명과 함께 탈당까지 했지만, 오만과 독선의 노무현 프레임을 끝내 극복하지 못한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노무현 프레임을 극복해야 견제 세력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한길 의원. 2015.12.2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서울 광진갑에 출마, 당선되며 정계에 복귀했다. 그는 친노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주류'에 맞선 '비주류' 의원으로 활동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해 나갔다. 2013년에는 당 대표로 선출됐고, 이듬해 안철수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들고 공동대표로 활동했다.

성공적인 정계복귀였지만 친노와의 갈등은 여전했다. 당대표 시절이던 2013년 5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4주기 문화제에 참석했다가 노 전 대통령의 지지자에게 멱살을 잡히는 등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무슨 양심으로 추모식장에 나타났느냐"고 고성을 질렀다. 노 전 대통령 재임시에 정권의 힘을 뺀 주역으로 김 의원이 여전히 회자되고 있음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김 의원은 2014년 세월호 참사 국면 중 치러진 7·30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안철수 의원과 함께 당대표직을 사퇴했다. 문재인 대표가 당대표에 선출된 이후에는 안 의원, 호남 비주류 의원들과 함께 친노·주류에 맞서는 구도를 형성해왔다.

그리고 안 의원이 당을 떠난 이후 자신도 탈당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2007년때 처럼 한 번에 20명이 넘는 의원들을 데리고 나가지는 못했지만, 그를 따라 의원들의 순차적인 탈당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류에게 뼈아픈 탈당이다.

그는 탈당 기자회견 후 국회를 떠나며 "내가 당의 공동창업자인데 오죽하면 떠나겠나"라며 다시 한 번 친노 주류세력과의 악연을 부각시켰다. "계파이익에 집착하는 패권정치의 틀 속에 주저앉아 뻔한 패배를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그 악연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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