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모바일에 맞춰 "줄이고 잘라라"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 2016.01.01 18:54

'자주 짧은' 이용패턴에 맞춰 콘텐츠 변화… 분량 줄고, 편집 통한 재활용 '대세'

올 한 해 온라인 콘텐츠 시장의 트렌드는 '압축'과 '편집'으로 요약된다.

모바일 기기를 통한 콘텐츠 소비가 일상으로 자리잡으면서 콘텐츠의 분량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기존 콘텐츠를 편집한 2차 저작물을 다양한 플랫폼으로 유통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방안 역시 대세였다.

온라인 콘텐츠의 핵심으로 떠오른 동영상은 모바일 환경에 맞춰 분량을 크게 줄였다. 자주 짧게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는 패턴에 맞춰 콘텐츠 구성을 달리했다. 2000년대 초반 웹툰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만화 시장의 중심축이 새로운 제작 형태인 웹툰으로 이동한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웹예능'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tvN의 '신서유기.
웹 드라마, 웹 영화, 웹 예능 등은 기존 영상 콘텐츠에 비해 짧은 시간에 핵심 내용을 전달한다. 주변 내용을 배제하고 하나의 중심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 이들 콘텐츠는 소수 출연진과 빠른 스토리 전개라는 특징을 갖는다. 이런 특징 덕분에 제작비용이 크게 줄어들면서 다양한 주제와 형식의 동영상 콘텐츠가 쏟아지는 기반이 됐다.

성지환 72초TV 대표는 "스마트폰 보급 확대와 통신환경 개선으로 짧은 영상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생겨났다"며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영상을 볼 수 있게 되면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청시간이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맞춤형 동영상의 등장은 영화, 드라마, 예능 등 기존 영상 콘텐츠의 변화도 이끌어냈다. 하이라이트 영상을 편집해(영상 클립) 다양한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유통하면서 추가적인 홍보 효과와 수익 창출을 유도했다. 개인방송 BJ 역시 자신들의 영상을 짧게 편집한 뒤 유튜브에 올려 영향력 확대와 수익 창출에 나섰다. 이런 형태의 콘텐츠 재생산은 인기 BJ들의 콘텐츠를 다양한 채널로 유통하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산업이 형성된 기반 중 하나다.


뉴스 시장에서도 핵심 내용을 간결한 문장과 이미지로 압축한 카드 뉴스가 쏟아졌다. 카드 뉴스는 언론사의 모바일 대응 전략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보도된 내용이 아닌 차별화된 콘텐츠로 승부한 '티타임즈'와 SBS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영향력을 키운 '스브스뉴스'가 대표적인 카드 뉴스 콘텐츠다.

대표적인 카드뉴스 플랫폼인 '티타임즈'와 '스브스뉴스'.
핵심 내용을 압축한 카드 형태의 제작방식은 뉴스뿐 아니라 유머, 취미 등 다양한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활용됐다. 네이버, 카카오 등 콘텐츠 플랫폼 운영업체들은 카드 형태의 콘텐츠 생산에 특화된 제작도구를 제공하면서 이용자들의 콘텐츠 생산을 지원했다.

모바일 RPG(역할수행게임)에 도입된 '자동전투' 역시 게이머들의 실제 이용시간을 효과적으로 줄여,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게임환경을 제공했다. 게이머들이 자동전투를 통해 게임을 진행한 뒤, 핵심 콘텐츠에만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런 방식은 과금 유도 측면에서도 유리해 수익 창출에도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전투가 처음 도입될 때만 해도 게이머들의 거부감이 컸지만, 이젠 모바일 RPG 장르에선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다"며 "자주 짧게 즐기는 모바일게임 이용패턴에 자동전투가 맞춤형 대안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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