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삶도 청춘의 고민도…더 풍성해진 '생활속 경제이야기'

머니투데이 이순원 소설가, 이희주 시인 | 2016.01.01 04:00

[제11회 머니투데이 경제신춘문예] 심사평

2016년 머니투데이 경제신춘문예 심사위원인 이순원 소설가와 이희주 시인(왼쪽부터)이 응모작들을 심사하고 있다./사진=임성균 기자
올해 경제신춘문예는 응모편수도 지난해보다 양적으로 늘었고, 질적으로 아주 풍성했다. 시 응모작도 많이 늘어났지만 특히 소설과 수필(수기)쪽의 응모편수가 지난해 곱절 정도로 늘어났다. 심사결과 대상은 소설부문에서 나왔고, 우수상은 시 부분에서, 또 가작은 수필(수기) 부분에서 나왔다.

우선 소설 부문에 일차로 뽑아낸 작품은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와 '전경련 회장 실종사건', '팬티M'인데, 경제에서 돈 이야기가 중요하지만 그냥 돈이 부족해 돈을 구하러 다니는 사람의 이야기만으로는 그걸 경제이야기라 말할 수가 없다. 또 주인공이 전경련 회장이라고 해서 그게 경제이야기가 되는 것도 아니다. 소설 안에 기업 전반에 대한 얘기든 금융흐름에 대한 얘기든, 주인공만 그런 게 아니라 실제적으로 경제 이야기가 녹아들어야 한다.

대상으로 뽑은 소설 '팬티M'은 경제신춘문예라는 타이틀이 아니라 우리나라 문단의 일반 문예공모에 응모하더라도 거기에서 뽑힌 당선작들과 비교해서도 아주 잘 쓴 작품이었다. 젊은 남녀 3명이 여자 속옷을 만드는 작은 회사를 공동으로 창업해 디자인에서부터 봉제와 판매(인터넷 몰) 광고에 이르기까지 작은 회사의 경영전반에 대한 얘기를 소설 속에 아주 잘 그려넣었다. 경영이야기만이 아니라 개인의 삶, 가족의 삶, 청춘의 고민도 넘치거나 부족하지 않게 형상화시킨 작품이라 대상작으로 결정했다. 앞으로도 큰 활동을 기대한다.

시 부문에서는 전체 수준은 예년과 비슷했지만, 출품작들의 우열이 너무 극명한 느낌이었다. '솟대', '간재미', '아가미 숨과 생활', '트레이더스 개점하다'가 최종 경합을 벌였다. '트레이더스 개점하다'는 시적 전개가 활달하고 주제도 선명했지만 함께 응모한 작품들이 고르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아가미 숨과 생활'은 어판장 생선가게에서 젓갈을 담그는 그녀의 일상이 그림처럼 전개되나 '꽃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와 같은 생경한 표현이 시적 긴장을 약화시켰다. '간재미'는 간재미를 무치는 엄마의 모습을 정밀하게 묘사하듯 새콤하게 그려냈으나 마지막 마무리 연의 처리가 하나의 추억으로 전락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솟대'는 아버지를 마을이나 집을 지키는 수호신의 상징물인 솟대로 비유하며 아버지의 일생을 그려낸 수작이다. 솟대와 들판, 버려진 삽 한자루가 모두 아버지의 몸이다. 한 겨울 ‘아버지의 깃털을 뽑아 내 몸을 덮었’던 시인이 말하는 ‘밥그릇에 메아리치는 뜨거운 목숨의 노래’가 가슴 아프다. 이 작품과 소설 부분의 '팬티M'을 놓고 작품의 성취와 완성도를 따진 끝에 우수작으로 결정했다.

또 한편의 가작은 수필 부분에서 나왔다. '귀촌의 경제학'과 '경제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놓고 여러 논의를 거쳤다. 둘 다 수기적 성격이 강한 작품 가운데서도 '경제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는 한 가정의 위기 극복 과정을 실감나고 설득력 있게 그렸다는 점에서 '귀촌의 경제학'이 도시의 삶을 뒤로 하고 귀촌하는 과정과 귀촌 후 실생활 속에 일어나고 있는 실경제 이야기를 마치 이야기하듯 들려준다는 점에서 저마다 강점이 있지만, '귀촌의 경제학'이 귀촌 가운데서도 흔히 보는 농촌으로의 귀촌이 아니라 아주 드물게 어촌으로의 귀촌을 그렸다는 점에서, 또 주제 전달력이 높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가작으로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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