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vs 안철수, 봉쇄하느냐 고립되느냐 수싸움 치열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 2015.12.23 15:48

[the300] 安 '친노 정당' 낙인 압박에 文 '조기 선대위' 카드…통합전대 등 변수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왼쪽)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2015.4.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야권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안철수 신당'이 새정치연합을 '친노(親盧) 정당'으로 봉쇄하기 위한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표는 고립을 벗어나기 위한 카드를 하나씩 꺼내들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당의 단합과 총선 승리를 위해 선거대책위원회 조기출범 기조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빠른 시일 안에 당을 총선 체제로 바꾸면서 어수선한 당 분위기를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조기 선대위는 그동안 꾸준히 거론돼온 당 내홍 수습책으로 비주류 일각에서도 요구해오던 것이다. 혁신위원이었던 조국 서울대 교수의 말처럼 젊고 신망있는 '비노'(非盧) 인사들로 선대위를 채우고, 선대위에 100% 자율권을 부여할 경우 총선 정국에서 문 대표가 자연스럽게 2선으로 물러나는 모습이 형성될 수 있다.

'안철수 신당'을 필두로 한 탈당파의 봉쇄에 위협을 느낀 문 대표가 조기 선대위 카드를 꺼낸 것으로 분석된다. 새정치연합의 4선이상 중진모임은 "현 당내 상황의 타개책으로 조기선대위 구성을 당 소속 의원들 전체에게 공식 제안하기로 했다"고 문 대표의 제안에 응답했다. 여타 비주류의 화답 여부가 향후 관건이다.

안 의원은 탈당 이후 새정치연합에 대한 봉쇄 의지를 보여왔다. 새정치연합을 친노와 주류의 당으로 낙인찍고 당의 확장성을 대폭 줄이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21일 신당선언에서 안 의원은 새정치연합을 '혁신에 실패한 정당'이라고 규정하며 통합부터 총선 후보 단일화까지 어떠한 종류의 연대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안 의원의 새정치연합 봉쇄의 거점은 역시 호남이다. 황주홍·유성엽·김동철 등 광주의 의원들과 전라남도 영암 출신인 문병호 의원과 손을 잡았다. 여기자들 앞에서 성행위를 '서부 총잡이'에 비유해 막말을 한 전력이 있는 광주 북구을의 임내현 의원까지 자신의 신당 구상에 참여시킬 정도다. "막말하는 정치인과 함께 하지 않겠다"는 자신의 원칙을 뒤집을 정도로 호남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는 셈이다.


호남을 바탕으로 비주류 수도권 의원들까지 신당으로 끌어들이면 사실상 전국적인 '반문(文)연대'를 완성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탈당설이 끊이지 않는 김한길, 박영선 의원 등이 결단을 해 비주류의 연쇄탈당이 일어난다면 새정치연합을 '친노당'으로 봉쇄할 수 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정동영 전 의원이 18일 오후 전북 순창군 복흥면 정 전 의원의 임시거처에서 회동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 전 의원에게 새정치민주연합으로의 복당을 요청했다.2015.12.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표는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 새정치연합이 고립되는 상황이 전개되자 이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이날 조기 선대위 수용의사를 밝히기에 앞서 지난 18일에는 직접 전라북도 순창으로 직접 내려가 정동영 전 의원을 만나 막걸리를 나눠마시며 복당을 요청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문 대표에게는 아직 통합전당대회라는 한 장의 카드가 더 남아있다. 문 대표는 안 의원의 혁신전당대회를 거부하면서도 통합전대는 가능하다고 꾸준히 밝혀왔다.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부터 진보진영의 정의당까지, 야권의 통합을 위해서는 대표직을 던지고 전당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호남의 신당 세력들이 변수가 될 수 있다. 호남의 신당 세력들은 안철수 의원의 신당선언 이후 오히려 존재감이 줄어들며 고민이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표가 야권 통합전대를 성사시키는 정치력을 보여준다면 오히려 '안철수 신당'이 고립될 여지가 있다. 반대로 안철수 의원이 신당들과 연대를 공고히 한다면 호남을 기반으로 그 여세를 수도권까지 몰고갈 수도 있다.

야권 관계자는 "호남이 확고하게 지지만 해준다면 수도권은 '될 놈에게 밀어주자'는 심리가 강하기 때문에 '안철수 신당'이 새정치연합을 대체할 수도 있다"며 "향후 얼마나 참신한 인재를 유치하는지 여부 역시 야권 구도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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