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은 유 후보자가 이끄는 박근혜 정부 3기 경제팀의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바닥으로 처박힌 수출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에 따라 내년 경제성장률의 향방이 결정된다. 2%대 저성장에 머물지, 아니면 정부가 예측한 3%대 성장을 달성할지가 수출 실적에 달렸다는 얘기다. 예년엔 수출이 평균 1~2% 정도의 성장 기여를 했지만, 올핸 상황이 달랐다. 수출 마이너스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대로 끌어내렸다. 수출이 계속 쪼그라들면서 생산과 투자가 줄었다. 기업 실적은 물론 고용도 감소했다. 우리 경제의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관세청이 23일 공개한 수출입 통관 기준을 보면 올해 1월1일부터 12월20일까지 수출은 5088억8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감소했다. 수입은 같은 기간 4236억7900만 달러로 17%나 줄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 경기둔화, 국제유가 하락 등 3중고에 시달리며 매월 수출입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출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내년 상황에 대해 낙관하는 분위기다. 올해 실적이 많이 줄었기 때문에 내년엔 기저효과가 나타나 수치상으론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국제유가가 급격히 하락해 금액으로 표시된 수출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이라며 “국제유가가 더 이상 하락하지 않는다면 기저효과 때문에 내년 수출이 올해처럼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저유가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 또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제가 갈수록 둔화되고 있다. 선진국과 신흥국 할것없이 경기가 크게 개선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이런 대외 악조건 여파로 수출 주력품목의 경쟁력이 더 떨어지고 있다. 석유화학 업종은 물론 조선과 철강, 건설수요 등이 줄어든다면 내년에도 무역 1조 달러 달성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석유제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줄었고 석유화학제품은 24% 줄었다. 해외건설수주액은 40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1% 감소했다. 국내 건설업체들은 대부분 해외건설을 중동지역에 의지하고 있다. 현지 수요가 줄어들면서 수주가 급감했다. 실제 중동지역 수주는 이 기간 147억달러로 지난해의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수출 여건이 개설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유 후보자가 이끄는 경제팀에서 수출 유망품목 발굴과 산업경쟁력 강화 등 기업들이 수출을 늘릴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 등을 통해 기업들이 체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대내·외 변수에 흔들리지 않도록 정책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추가경정예산이나 금리인하 등 과도한 내수부양책보다 수출에서 활로를 찾는 방안을 고민해야한다”며 “중국 경기침체로 수출이 급격히 감소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기업 구조조정 등 산업조직 재편을 통해 수출 기업들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야한다"고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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