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구간 고속도로, 개통 하루 전까지 명칭 논란…왜?

머니투데이 박성대 기자 | 2015.12.21 16:14

대구·광주서 '달빛'으로 명명 요구…국토부, 도로명명 원칙 고수 '달빛' 반대

영호남을 잇는 왕복 2차로 88올림픽고속도로가 7년여 동안의 확장공사를 마치고 22일 공식 개통한다.국내 유일 왕복 2차로 고속도로인 '88올림픽고속도로'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광주∼대구 간 고속도로'란 새 이름으로 개통식을 앞두고 있는 고속도로는 4차로 확장으로 전체 운행거리는 기존 182㎞에서 172㎞로 줄어든 반면 제한속도는 시속 100㎞로 높아져 운행시간이 30분가량 단축될 전망이다.사진은 경남 거창군 거창IC부근의 '광주∼대구 간 고속도로' /사진=뉴스1

'광주대구간 고속도로'(약칭 광대 고속도로)에 대한 명칭 논란이 개통 하루를 앞둔 상황에서도 끊이지 않고 있다. 도로 명명 원칙을 중시하는 정부와 약칭 어감이 부적절하다며 이를 반대하고 나선 지역 의원·주민들 간의 견해차 때문이다.

2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그동안 대구와 광주 지역의원들은 왕복 4차선 확장 공사를 마친 88올림픽고속도로의 새 이름으로 두 도시의 옛 지명인 '달구벌'과 '빛고을'의 머리글자를 따 '달빛고속도로'로의 명명을 요구했지만 결정권자인 국토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광대 고속도로는 22일 개통한다. 광대 고속도로라는 약칭은 지난달 24일 최종 결정됐다.

국토부의 거부사유는 고속도로명 표기원칙에 따라 기점과 종점부를 서에서 동 또는 남에서 북으로 표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달빛이라는 이름이 감성적인 면이 강하고, 자문을 구한 지자체 담당자들이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달빛으로 하자는 의견이 전혀 없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 10월 도로명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 광대 고속도로가 지나는 6개 지방자치단체가 모였지만 대구·광주를 제외한 경북·경남·전남·전북도에선 달빛고속도로라는 명칭을 반대했다. 결국 달빛고속도로 명명 요구는 대구·광주만의 주장이라는 것이 국토부의 결론이다.


국토부의 광대고속도로 명칭 결정에 대한 비판은 여야를 막론하고 이어졌다.

최광교 대구시의원(새누리당)은 "대구와 광주 시민의 의견이 아니라 왜 지자체 담당자들에게 자문을 구한 건지 알 수 없다"며 "중간 경유지인 경북이나 경남 전남이나 전북 등 6개 자치단체의 합의를 구하라는 것부터가 달빛고속도로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기 위한 불순한 의도"라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지난 19일 논평을 통해 "달빛고속도로가 안 된다는 정부 발상은 전형적 탁상행정"이라며 "대구시와 광주시로부터 폭넓게 지지를 받고 있는 '달빛고속도로'라는 훌륭한 이름을 굳이 놔두고 일제시대부터 통용되어온 관료제적 발상을 고집하는 배경은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명명 요구에 반대하는 한 지자체 관계자는 "대구와 광주 시의원들의 치적을 자랑하기 위한 명칭일 뿐 이용자들의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며 "기존대로 지자체명으로 쓰면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굳이 줄여서 광대고속도로라고 하지말고 광주대구 고속도로라고 하면 될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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