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입법비상사태 목놓아 부르짖던 새누리당 의원들은 어디에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 2015.12.18 11:16

[the300]예산안 처리·정기국회 마치자마자 지역구 표밭다지기에 여념없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 사진=김태은 the300 기자


#1. 18일 이른 아침. 저출산 극복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새누리당 특별위원회가 첫 가동되는 날. 회의를 주재하는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과 이주영 저출산대책특위 위원장 양 옆 특위 부위원장 자리가 휑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과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 자리였다.

저출산 대책 주무부처의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이 참석해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함께 대책 발표에 나선 것은 정부 수립 이후 처음"이라며 대책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새누리당 몫의 부위원장석 빈자리는 답이 없었다.

#2. 이날 오전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 회의가 열린 국회 본청 245호는 회의가 시작될 시간이 다 되도록 자리가 찰 줄을 몰랐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한 마디라도 목소리를 높이려는 의원들로 북적이던 때와 사뭇 대조적이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황진하 새누리당 사무총장,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김용남·문정림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등 참석자는 15명. 당직자와 각 상임위 간사, 원내부대표단 등 30여명이 참석해야 하는 회의지만 그 절반만 참석한 것.

참석자들도 회의장의 빈자리를 보면서 "다들 어디가고 여기 모인 사람들은 뭐냐"며 툴툴거렸다. 회의 도중 빠져나온 한 서울 지역 새누리당 의원은 "나도 지역구 조찬 모임만 갔다가 들렀는데 왜 왔는지 모르겠네"라며 이내 차를 타고 떠났다.


#3. 이날은 고 이만섭 전 국회의장의 영결식이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치러지는 날이기도 했다. 영결식 본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고인을 추도하기 위해 몰려든 차량으로 국회 안이 혼잡했다. 그러나 행사장 내 현역 국회의원들 수는 50명이 채 안됐다. 그중 새누리당 의원 수는 30여명에 불과했다. 평생 의회주의자로 살았고 두 번이나 국회의장을 역임한 이만섭 전 의장의 마지막길을 배웅하는 것은 고인과의 친분 관계를 떠나 국회의 일원에겐 의미있는 일이다.

그러나 예산안과 정기국회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던 의원들에게는 의회주의자의 영결식보다 지역구에 내려가 표밭을 다질 금요일이란 사실이 더 중요했을 것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의장님의 투철한 신념과 원칙으로 어렵게 지켜내신 의회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이 흔들리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빈자리가 더욱 커 보인다"고 낭독한 조사가 공허할 뿐이다.

새누리당이 탈법적인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과 정부의 긴급재정경제명령권 발동까지 들먹거리며 목소리를 높인 '입법 비상사태'를 맞은 국회의 모습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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