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바쁜 출근길, 정신이 번쩍 듭니다.
"아침부터 웬 함박눈이야. 조금만 더 늦게 오지."
한가할 때 오는 눈이야 낭만적이라지만, 갈 길 바쁜데 느닷없이 내리는 눈은 낭패입니다. 눈길을 어떻게 걸어가나, 택시를 탈까 고민 중인데 아이는 마냥 신났습니다.
"엄마엄마~ 함박눈 오니까 너무 좋다. 나 함박스테이크 먹고 싶어졌어."
짜증이 밀려오려던 찰나, 아이의 생뚱맞은 말에 웃음이 터집니다.
"함박눈이랑 함박스테이크랑 둘 다 함박이 들어갔잖아. 같은 말이지? 동글동글 통통하고…"
둘 다 '함박'이 들어가서 아이는 같은 말로 느껴졌나 봅니다. 하긴 '동글동글 통통'은 그럴 듯도 하네요. 하지만 글자가 같다고 뜻도 같은 건 아니죠. '함박'의 어원 알아볼까요?
그럼 함박스테이크의 함박은 무엇일까요? 함박스테이크는 독일 함부르크 지역에서 유래됐는데요. 다진 소고기·돼지고기를 뭉쳐서 만든 이 스테이크가 여러 나라로 퍼져나갔는데, 미국으로 건너가 채소와 빵 사이에 넣어 먹는 햄버거(hamburger)가 탄생했습니다. 우리에겐 '함박스테이크'라는 말이 더 친숙한데요. 이는 일본식 발음인 '함바그 스테키'(ハンバーグ ステーキ)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정확한 표기는 '햄버그 스테이크'(hamburg steak)입니다.
한동안 겨울답지 않게 따듯했던 날씨도 잠시, 다시 영하권에 들어간다는 일기예보가 있는데요. 추운 건 싫지만 크리스마스가 한주 앞으로 다가온 지금, 소담스럽게 내리는 함박눈을 기대하는 건 아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겠죠?
오늘의 문제입니다. 다음 중 틀린 문장은 무엇일까요.
1. 아기가 엄마를 보고 함박 웃었다.
2. 합격 소식에 입이 함박만해졌다.
3. 결국 그는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4. 함박눈이 뜰에 수북이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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