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13일 새로운 정치세력화를 표방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지난해 3월 자신의 신당 추진위와 민주통합당을 합당해 '새정치민주연합'을 출범시킨 지 1년 9개월 만이다.
야권은 차기 안 전 대표의 탈당으로 사실상 분당 수순으로 접어들었다. 비주류 현역 의원들의 추가 연쇄 탈당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제 당 안에서 변화와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오늘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고 말했다.
그는 "(새정치연합이)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 있다. 활로를 찾으려면 모든 것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마땅한데도 더 큰 혁신은 배척당하고 얼마 되지 않는 기득권 지키기에 빠져 있다"며 "혁신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혁신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스로도 자책했다. 안 전 대표는 "제1야당 새정치연합을 혁신하고 또 혁신해서, 지지자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정당, 국민이 믿고 정권을 맡길 수 있는 정당으로 바꾸라는 당원과 국민의 염원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대로 머물러 안주하려는 힘은 너무도 강하고 저의 능력이, 힘이 부족했다"며 부족함과 책임을 통감했다.
안 전 대표는 "안에서 도저히 안 된다면 밖에서라도 강한 충격으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면서 "새누리당 세력의 확장을 막고 더 나은 정치, 국민의 삶을 돌보는 새로운 정치로 국민들께 보답할 것이다.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당분간 제3지대에 머물면서 독자세력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만류에도 탈당을 선언한데 대해선 "기자회견 직전까지 문 대표와 통화 등을 통해 혁신전당대회 수용을 요구했지만 결국 문 대표 설득에 실패했다. 제 능력 부족"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안 전 대표의 탈당 소식에 "내년 20대 총선을 겨냥한 야권 단일화를 위한 정치적 제스처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야권을 비판했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안 의원은 말 그대로 선거 전략보다는 새로운 정치를 위한 가치개혁에 앞장서주기 바란다"고 주문한 뒤 "야당이 국회활동을 등한시하면서 오직 선거만을 위해 이합집산을 거듭한다면 결코 국민의 사랑을 받기는 어렵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청와대는 "새정치연합의 분당 본격화로 경제활성화법안 등 핵심법안들에 대한 협상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문 대표는 이날 공식 일정을 최소화하고 정국 구상에 돌입했다. 그는 15일까지 당무를 쉬고 당과 정국운영 반안에 대해 구상할 계획이다. 당내 비주류인 문병호·황주홍 의원 등은 이르면 14일 탈당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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