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도 반발…자격증 반납·변협 탈퇴 움직임

머니투데이 송민경 기자(변호사) | 2015.12.04 11:36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DB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열린 변호사 시험법 개정안 반대 전국 로스쿨 결의대회에서 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변호사 시험법 개정안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사진=뉴스1
'사법시험(사시) 폐지 유예'라는 정부 방침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변호사 자격증 반납은 물론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 탈퇴 등 집단행동에 나설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정부의 사시 폐지 유예 발표를 강하게 비판하고, 자격증 반납이라는 초강수를 두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 수는 현재 1~4기를 합쳐 6000여명 수준이다.

로스쿨 출신 한 변호사는 "자격증 반납 운동 움직임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자격증 반납 서약서와 인감증명서 등 이른바 '연판장'을 돌려 변협에 제출하자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의 자격증 반납 운동이 본격화할 경우 법조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또 변협 탈퇴와 함께 회비 납부 거부도 고려하고 있다. 변협소송 수임과 진행을 하기 위해선 소속 변협의 경유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모든 개업 변호사들은 변협에 등록하고 월 5만원씩의 회비를 내고 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자신들이 낸 회비로 변협이 사시 존치 운동을 펼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개업 변호사들은 의뢰인의 이익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변협 탈퇴는 어렵다"며 "그러나 회비 납부 거부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하창우 변협 회장의 사퇴 운동도 병행키로 했다. 모든 변호사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변협이 사시 출신 변호사 중 일부 강경파의 이익만 대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직무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것도 하나의 방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변협의 로스쿨 출신 대의원들은 임시 총회를 소집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 중이다. 만약 임시 총회 소집에 성공하면 현 회장의 행보를 문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임시 총회를 열려면 대의원 3분의 1의 동의가 필요하다. 김정욱 한국법조인협의회장은 "로스쿨 출신 대의원의 수도 100여명이 넘어 임시 총회 개최 자체는 긍정적으로 본다"며 "구체적인 안건을 논의하고 있다"고 입장을 말했다.

회사에 소속된 사내 변호사들도 소송을 하지 않는 경우 휴업 신고를 하자고 서로 독려 중이다. 휴업 신고를 하면 소송을 새로 맡을 수 없지만, 개업 변호사들과 달리 소송 업무를 하지 않는 사내 변호사들은 업무에 큰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에 휴업이 가능하다. 회비 납부 의무가 없는 휴업을 통해 변협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기존 사시 출신 변호사들의 반응은 조용한 편이다. 서울 서초동의 한 개업 변호사는 "업계의 관심은 배출되는 변호사 수"라며 "사시 출신이든, 로스쿨 출신이든 미래 경쟁자가 될 변호사가 적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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