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엔 '제2, 제3의 모비딕' 있을 수도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 2015.12.06 16:03

[팝콘사이언스-101회]국제공동연구로 해양 동식물 파악 가속도

편집자주 | 영화나 TV 속에는 숨겨진 과학원리가 많다. 제작 자체에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는 것은 물론 스토리 전개에도 과학이 뒷받침돼야한다. 한번쯤은 '저 기술이 진짜 가능해'라는 질문을 해본 경험이 있을터. 영화·TV속 과학기술은 현실에서 실제 적용될 수 있는 것일까. 상용화는 돼있나. 영화·TV에 숨어있는 과학이야기. 국내외 과학기술 관련 연구동향과 시사점을 함께 확인해보자

영화 '하트 오브 더 씨'의 한 장면/사진=워너브라더스


영화 '하트 오브 더 씨'는 하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을 탄생시킨 포경선 에식스호 비극적인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 거대한 향유고래의 공격이후 폭풍우, 배고픔 앞에서 절망과 직면한 인간 이야기를 담았다. 향유고래는 이빨고래 중 가장 큰 종으로 최대 몸길이 20m, 몸무게 수십 톤에 이르는 동물이다.

영화는 멜빌(벤 위쇼)이 94일간 7200km 망망대해에서 표류했던 21명의 조난대원 중 살아남은 8명, 그 중 한 사람을 찾아가면서 시작된다.

1850년 어두운 밤, 멜빌은 30여 년 표류하다 살아 돌아온 톰(브렌단 글리슨)을 찾아와 숨겨진 이야기를 글로 옮기고 싶다고 설득한다. 오랜 설득 끝에 톰은 1819년 여름에 있었던 이야기를 어렵게 꺼낸다.
영화 '하트 오브 더 씨'의 한 장면/사진=워너브라더스

선장 조지(벤자민 워커)의 지휘 아래 많은 선원이 고래 기름을 가득 채우는 꿈을 그리며 먼바다로 떠난다. 15개월 뒤, 에식스호 선원들은 남태평양의 한가운데서 길이 30m, 무게 80톤의 성난 향유고래의 공격을 당한다. 238톤의 배는 단 10분 만에 침몰한다.
영화 '하트 오브 더 씨'의 한 장면/사진=워너브라더스

생존자들은 거친 폭풍우와 절망, 고독과 싸우면서 먹을 것도, 희망도 없는 망망대해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비극적인 선택을 한다. 거대한 흰 고래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생생하게 구현, 자연의 장엄함을 경험하는 재미는 이 작품의 주요 관전 포인트이다.

◇파악된 종만 22만종…생물학자 추정은 100만종


영화처럼 바다에서 듣도 보도 못한 거대 생물을 만나는 일은 현실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현재까지 인간에게 발견된 해양 동식물은 22만 6000여종. 온라인 국제데이터베이스 사이트인 ‘세계 해양종 등록’이 32개국 146개 기관의 해양생물학자 270여명과 협력해 조사한 내용이다.


하지만 해양 생물학자들은 이보다 3~4배 많은 약 100만여 종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양생물 종류에 대한 조사 통계는 편차가 크다. 왜 일까.

우선, 과학자들은 해양생물의 이름을 붙이는 과정에서 난감한 상황을 맞는다. 같은 종에 다른 이름이 여러 개 붙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영화 '모비딕'의 향유고래는 이름이 9개나 된다.

또 다른 문제는 하나의 종이 유전적 분석 결과에 따라 2개의 종으로 분류되는 경우다. 범고래는 하나의 종이지만 유전적으로 분석하면 2개의 종으로 나뉜다.

그런 데다 지금까지 발견된 해양 생물 중 6만 5000여종은 아직까지 이름이 없다.

이 같은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며, 해양 생물종에 대한 파악은 지난 2012년부터 큰 성과를 거둬들이고 있다. 최근 10년 간 2만종 이상이 더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국가 간 공동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해양 동식물 연구가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으며, 무명의 해양동식물들도 곧 이름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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