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리스크에 외국인투자 7년 만에 ‘순유출’ 전환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15.12.02 10:22

(종합)10월 경상수지 89.6억달러 흑자, 44개월 연속 흑자

중국 증시 악재에 코스피지수가 2000선 아래로 무너진 지난 11월 30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37.02포인트(1.82%) 내린 1991.97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미국 금리인상, 중국 경기둔화 등 대외악재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가 7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외국인투자, 누적액 기준 7년 만에 순유출 전환=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10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10월 한달간 국내 외국인투자 유출액 규모는 21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외국인투자는 6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 기간 빠져나간 금액은 131억달러(약 15조원)에 달한다. 이 영향으로 1~10월 외국인투자 누적 투자액은 –15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외국인투자 누적 투자액이 순유출로 전환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이다.

2008년 미국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 신흥국에 투자된 자금을 급속히 회수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급속히 얼어붙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2008년 한해 우리나라에서 빠져나간 외국인투자자금은 259억달러(약 30조원)에 달했다.

이후 월별 외국인투자자금은 유입과 유출이 반복됐으나, 연간 기준으로는 플러스 상태가 유지돼왔다. 그러다가 올해 그리스 구제금융협상을 시작으로 미국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 중국 실물경기 둔화 등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감소세로 전환된 것이다.

특히 지난 7월(-49억4000만달러)과 8월(-37억4000만달러)의 외국인 투자자금 순유출액 규모는 역대 7번째, 11번째로 많은 규모였다.

박승환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10월 채권 투자액이 크게 감소한 이유는 은행들이 외화표시채권(코리안페이퍼)를 상당금액 상환했기 때문”이라며 “외국인들이 국내 경제상황을 우려해서 투자금을 회수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현상에 우려를 나타낸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과거 미국 금리인상기에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된 전례가 있다”며 “경기침체에 따른 성장률 둔화, 주식수익률 하락,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가격 약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된 결과”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과거 2004년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뒤 1년5개월 만에 우리나라도 금리를 올렸는데 현재 경제상황이 금리를 낮춰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부동산 버블, 가계부채를 키우고 있는 점과 최근 자본유출 현상 등을 고려하면 12월 미국 금리인상 이후 우리나라도 금리인상 시점을 이전보다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평택항 동부두 자동차 수출야적장. /사진제공=뉴스1

◇ 경상수지 44개월 연속 흑자…'불황형 흑자' 논란 지속= 한편 금융시장 불안감 속에 경상수지는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10월 경상수지 흑자액은 8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12년 3월 이후 44개월 연속 흑자다.

상품수지는 107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서비스수지는 특허권 등 지식재산권수지 적자와 내국인 해외여행객 증가로 19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자·배당 수입을 포함한 본원소득수지는 5억9000만달러 흑자, 이전소득수지는 3억8000만달러 적자로 각각 집계됐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장은 “국제유가 하락, 중국 등 해외수요 부진으로 수출입 감소세가 이어졌다”며 “메르스 사태가 진정돼 중국인 관광객 수는 증가했으나 내국인 해외여행이 크게 늘면서 여행수지 적자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경상수지 흑자는 유가하락이 수출품 가격보다 수입품 가격을 더 크게 내린 영향을 받아서다. 올해 1~10월 상품 수출은 4620억5000만달러, 수입은 3602억2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9.6%, 18.1% 감소했다. 10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액은 878억9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1.8% 증가했다.

세계경기 회복세와 국내 수출구조에 변화가 없다면 이 같은 수출입 동반감소에 따른 '불황형 흑자'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은은 불황형 흑자라는 표현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금통위원은 ‘불황형 흑자’라는 표현과 관련해 “중립적인 경제현상인 경상수지 흑자에 부정적인 인식이 드는 ‘불황’을 의도적으로 조합한 경제적 실체가 모호한 조어(造語)”라며 “경제주체의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베스트 클릭

  1. 1 '외동딸 또래' 금나나와 결혼한 30살 연상 재벌은?
  2. 2 '눈물의 여왕' 김지원 첫 팬미팅, 400명 규모?…"주제 파악 좀"
  3. 3 수원서 실종된 10대 여성, 서울서 20대 남성과 숨진 채 발견
  4. 4 [더차트] "자식한테 손 벌릴 순 없지"…50대, 노후 위해 '이 자격증' 딴다
  5. 5 월급 그대론데 지갑 빵빵해졌다?…평택 '이 동네' 함박웃음 짓는 이유[르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