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朴대통령, 佛 파리에서 예산·노동개혁법 협상 직접 챙겼다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 2015.12.02 06:23

[the300]새누리 핵심 관계자, "대통령이 오죽했으면 파리서 전화를"

박근혜 대통령이 UN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29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총회에 참석한 뒤 체코, 헝가리 등 중부 유럽 4개국 정상과 회담을 할 예정이다. 2015.11.29/뉴스1 <저작권자 &#169;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하루 앞두고 이뤄진 여야 간 협상에서 해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노동개혁5법 처리 등을 직접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협상이 진행되는 내내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국회에 상주하면서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2일 현기환 정무수석이 국회에서 여야 협상 과정을 챙긴 것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파리에서 현 수석을 통해 노동개혁법안의 연내 처리 등에 대해 직접 챙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다른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오죽 답답했으면 파리에서 전화를 했겠느냐"며 박 대통령이 국회의 예산안 및 법안 처리 협상 내용을 주문했음을 시사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전날 여야 원내지도부 간 협상이 시작되기 전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현 수석이 잇따라 국회를 방문하면서 감지됐다.
최경환 부총리는 1일 오전 11시경 국회를 방문해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만나 예산안과 함께 연계 처리될 법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를 만난 최 부총리는 이날 오후 3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까지 참석하는 긴급예산안 당정회의를 개최했다.

김무성 대표는 여기서 "노동개혁 5법 등 시급한 민생법안과 예산안을 연계하겠다"는 돌발발언을 하고 최 부총리는 여야 간 법안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예산안 수정작업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며 협상에서 강공으로 돌아섰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법안과 예산안을 연계하지 않기로 했던 지난달 30일 약속을 파기했다"며 반발, 협상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주말 여야 간 법안 합의는 이미 다 끝났다. 합의서가 거의 다 나왔다"며 노동개혁5법은 여야 지도부 간 논의에서 제외됐던 사안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새누리당이 노동5법-예산안 연계 '폭탄'을 새정치민주연합 측에 던진 후 이번엔 청와대에서 현기환 정무수석이 국회에 와 협상 현장을 지켰다. 현 수석은 여야 원내지도부가 자정을 넘어 마라톤 협상을 이어가는 동안에도 국회를 떠나지 않고 최종 합의 결과까지 지켜봤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현 수석이 머무는 회의실을 오가는 장면이 목격돼 현 수석과 여야 협상 내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새누리당은 현 수석의 방문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며 여야 협상 내용을 청와대 측과 논의한 사실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립서비스 국회' 발언의 후폭풍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박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맨날 앉아서 립서비스만 하고, 경제 걱정만 하고, 민생이 어렵다고 하고, 자기 할일은 안하고, 이건 말이 안 된다. 위선이라고 생각한다"며 국회를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정부가 여당인 새누리당이 야당과의 협상에서 개혁 과제들을 관철시키도록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의장은 "절충안이 나왔는데 새누리당에서 또 어디에 결재를 받는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원 원내대표는 야당과 협상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와 정부가 협상 내용에 만족했느냐는 질문에 "그건 아직 잘 모르겠다"며 "우리가 열과 성을 다했으니까…"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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