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로 전·후방산업 연결한 中企…1년새 매출 3배 껑충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15.12.02 03:30

[M&A, 벤처생태계 선순환의 핵심고리]②적절한 타이밍 인수 성장엔진 장착

편집자주 | 벤처기업수는 올초 3만개를 돌파했다. 올해 벤처펀드 조성액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2조5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창업→투자→회수→재창업'으로 이어지는 벤처생태계 선순환 고리 중 두 번째 단추를 꿴 셈이다. 이제 문제는 취약한 회수시장이다. M&A(인수·합병) 활성화가 발등의 불인 이유다. 총 5회에 걸쳐 M&A 성공사례를 살펴보고, 활성화를 위한 대안들을 모색해본다.

중소기업 네덱은 M&A(인수·합병)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마련했다. 중소기업계의 대표적 M&A 성공 사례로 꼽힌다. 네덱은 2003년 미국 일리노이주에 네덱 아메리카를 세운 후 중국 동관시·천진시와 필리핀·멕시코·싱가포르·베트남 등에 외국 법인과 현지 공장을 잇따라 설립하며 밑그림을 그렸다.

글로벌 진출을 위한 발판을 다진 네덱은 본격적인 M&A에 나섰다. 2012년 케이메트로 인수를 시작으로 이듬해 제일테크노쎌을 합병했다. 2014년에는 합작사 형태로 케이몰드를 설립했고 곧바로 하이테크를 비롯해 중국 기업인 천진정우금형을 인수했다. 네덱의 M&A 전략은 명확했다. 네덱은 다이캐스팅이란 설비로 금속부품을 생산하던 업체였다. 고품질의 부품을 만들려면 금형 등을 제작하는 후방업체와 잘 만든 부품을 조립하는 전방업체가 어우러져야 한다.

네덱이 인수하거나 합작사를 세웠던 천진네덱정우금형과 케이몰드가 후방업체에 해당하고, M&A했던 하이테크가 전방업체다. 황세준 네덱 대표는 "네덱이 잘하는 일인 부품 생산을 중심에 놓고 그 앞뒤로 전방업체와 후방업체를 결합시킨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부품만 납품하는 것과 부품을 조립해 완제품을 제공하는 건 매우 큰 차이라는 것이다.

황 대표는 "국내·외 일관생산라인을 갖추고 있어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고 대량생산 능력이 있어 원하는 양만큼 원하는 시간에 납품을 맞출 수 있다"며 "여기에 개발 능력을 갖춰 고객 입장에서 자신이 원하는 걸 전달만 해주면 되는 구조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객 입장에선 네덱 안에서만 쇼핑을 해도 원하는 걸 모두 구할 수 있는 셈이다. 더구나 이 과정에서 인수한 업체의 직원을 그대로 승계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수한 기업의 설비를 돌리는 건 결국 사람"이라며 "직원들 때문에 회사 사정이 어려워진 게 아니라 경영진의 판단 실수인 경우가 많으므로 인수 당시 고용 승계 조건이 없더라도 모두 이를 보장했다"고 전했다. M&A 이후 네덱의 매출액은 2013년 718억원에서 지난해 21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성장했고 직원도 같은 기간 3300명에서 4050명을 늘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끊임없는 내부 혁신을 통해 한 우물을 판 기업도 있지만 시장의 빠른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특히 이처럼 인수할 기업의 자산에 욕심을 둔 M&A가 아닌 기업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는 선순환 M&A는 사장될 기술력과 인력의 축적된 경험을 흡수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이익에도 부합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의 수출용 스틸 휠 디스크를 생산하는 유창파워텍도 M&A를 통해 성장 돌파구를 마련했다. 현대차의 해외 현지화 전략에 따른 생산제품의 국내 수요 감소가 예상된 상황이었다. 이에 중소기업청 위탁으로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M&A거래정보망'을 통해 매물로 나온 기업의 정보를 제공받고 차체부품업체인 J사의 M&A를 전격 결정했다. 지난해 중진공으로부터 신성장기반자금 30억원을 활용해 M&A를 마무리했다. M&A 후 1년도 채 안 된 지난해 매출액은 233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33%나 성장했고 직원도 전보다 20명을 추가 채용했다.

유창파워텍 관계자는 "스틸 휠은 굵기가 얇아 프레스 성형 중에서 가장 기술력이 높은 업종"이라며 "높은 기술력을 토대로 유사한 업무인 차체 부품 프레스 업체를 인수한 덕분에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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