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에 본전은 없다...원금에 집착한 매매

머니투데이 이병찬 이코노미스트 | 2015.12.04 12:00

[숨고르기]주식투자에 백전백패하는 개미들의 투자습관들②

편집자주 | 변동성이 점점 커지는 금융경제 격변기에 잠시 숨고르며 슬기로운 방향을 모색합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펀드처럼 만기가 있는 상품에 가입하거나 대출 받아 주식을 하는 경우에는 정해진 기한까지만 주식투자를 해야 하므로 투자 원금이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그렇지만 대개의 투자자는 여윳돈을 가지고 일정한 만기 없이 지속적으로 주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투자 원금에 집착하거나 원금을 기준으로 매매를 하다 보면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쉽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주식 투자자는 자신만의 고유한 손절매 한도나 이익 실현 원칙을 가지고 있기 마련입니다. 물론 자기가 세운 원칙대로 실제 매매를 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 원칙들은 각각의 투자자가 매입하는 매입 단가(원금)를 기준으로 설정되므로 해당 주식의 주가 변동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즉, 주가 변동은 하나에 불과하지만, 투자자별로 매입 단가도 모두 다르고 손절 및 익절 원칙도 모두 다 다른 상황이 됩니다. 예를 들어, 주가 그래프의 최고점에 매입한 경우와 최저점에 매입한 경우 주가 수준과는 관계 없이 동일한 손절매 기준을 가지고 매매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합니다.

게다가 수시로 단행하는 물타기는 매입 단가(원금)를 계속 변동 시킵니다. 이런 상황에 손절이든 익절이든 일정율을 정하여 매매하는 행위는 원래부터 원칙 없이 매매하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더불어 자신이 세운 매매 원칙마저도 잘 지키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개별 종목 투자에 있어 자신의 매입 단가(원금)을 가지고 매매 원칙을 정하거나 기준으로 삼는 행위는 합리적인 근거를 찾기 어려운 무원칙한 투자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지 자신의 감정적·탐욕적 성향을 통제하는 방편에 지나지 않습니다.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자신의 매입 단가 보다는 해당 주식의 주가 흐름을 기준으로 원칙을 삼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한편, 특별한 매매 원칙을 가지고 있지 않은 투자자도 원금에 집착하는 오류를 범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주가 하락으로 손실이 나기 시작하면 비자발적인 장기 보유 상태로 접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가는 시간의 문제일 뿐 언제가 상승하기 마련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주가는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 아주 틀린 생각은 아닙니다. 그러나 문제는 장단기 주가의 파동 끝에 지루한 기다림을 보상이라도 하듯이 투자 원본이 회복되는 시점에 발생합니다.

즉 이 시점에 도달하면 대부분의 투자자는 주식을 처분해 원본을 건지는데 만족합니다. 그리고 주식 처분의 강도는 손실을 견딘 기간에 비례합니다. 견뎌냈던 손실 기간이 길면 길수록 빨리 그리고 많이 팔아버리는 것이죠.

이런 투자 행동은 원본에 집착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전형적인 감정적 행위입니다. 장기간의 기다림 끝에 찾아오는 원금 회복의 순간은 대개가 기간 조정과 가격 조정을 마무리 하면서 본격적인 상승 추세로의 전환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매우 신중하고 주의 깊게 접근해야 하는 것이 합리적인 투자자의 자세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쌓여온 감정적 피로의 크기에 비례하여 합리적인 사고력의 크기도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기다린 기간만큼의 보이지 않은 시간 비용이 투입되는 경제적 사실을 인식할 겨를이 없게 됩니다. 시간 투자도 자본 투자만큼의 가치가 있음에도 원금에 집착하다 보면 너무 쉽사리 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게 됩니다.

주식은 대주주가 아닌 이상 언제든지 유동화가 가능한 자산입니다. 언제든지 팔아서 현금화 할 수 있고 언제든지 현금으로 주식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주식 계좌에 입금한 금액은 입금 당일만 의미 있고 다음날부터는 매일매일 실시간으로 평가되는 시가 평가액이 원금임을 자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현 손익 만이 진정한 손익이지 평가 손익은 숫자에 불과하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이 경우는 투자자가 주식시장을 떠나는 경우에나 해당되는 말입니다. 지속적으로 주식하는 사람에게 있어 실현 손익과 평가 손익을 구분하는 습관은 원금에 대한 비합리적인 집착을 만들어 내므로 또 다른 오류와 실패를 낳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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