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의 유통부문 자회사인 AK에스앤디가 추진하는 ‘AK플라자 분당점’ 매각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AK에스앤디는 이번 매각으로 4200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하는데 성공하면서 부채비율 하락 등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AK에스앤디는 조만간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캡스톤자산운용과 ‘AK플라자 분당점’ 매매 및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AK에스앤디가 매각 후 20년간 책임임차하는 세일앤리스백(Sale and Lease back)방식이며 매매가격은 약 4200억원.
캡스톤자산운용은 에쿼티(지분투자) 1900억원, 선순위 대출과 보증금 2300억원 등으로 이뤄진 사모 부동산펀드로 AK플라자 분당점을 인수한다. 특히 이번 딜에는 우정사업본부가 인수주체로 나서 주목된다.
우정사업본부는 1900억원의 에쿼티 중 1600억원 가량을 투자할 예정이고 나머지 300억원은 AK에스앤디가 출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롯데백화점 2개, 롯데마트 3개를 한꺼번에 사들인 우정사업본부는 이번 딜로 '유통 큰손'으로 떠올랐다.
1997년 개점한 AK플라자 분당점의 전신은 삼성그룹의 삼성플라자다. 애경그룹은 유통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7년 삼성플라자, 삼성몰(현 AK몰) 등 삼성물산의 유통부문을 4700억원 가량에 인수했다.
지하 5층~지상 8층 연면적 13만4000㎡ 규모인 AK플라자 분당점은 애경그룹이 보유한 백화점 중 매출 규모가 가장 클 뿐 아니라 유통업계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경기 남부권에서도 개점 이후 18년간 매출 1위를 차지한 알짜 매장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6500억원. 최근 국내 최대 규모인 판교 현대백화점과의 상권경쟁을 위해 리뉴얼을 실시했다.
AK에스앤디는 이번 딜로 확보한 현금을 AK플라자 분당점 인수 당시 산업은행 등 금융권으로부터 차입한 인수금융(2014년 말 기준 2400억원)을 상환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우선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자산 유동화로 AK에스앤디는 영업권을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대규모 현금을 확보했다"며 "차입금 상환이 이루어지면 260%에 달했던 부채비율이 100%대 초반으로 낮아지는 등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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