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반찬의 신세계' 꿈꾼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15.12.01 04:28

[피플]김진범 피코크 바이어, 절임배추 판매로 주부 일손 덜어줘

김진범 이마트 피코크개발팀 바이어
"시제품 테스트하느라 김치를 하루에 3kg 넘게 먹었죠. 그런데 우리 엄마가 담근 것 같은 김치가 없더라구요."

최근 이마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피코크 조선호텔 김치' 탄생 비화다. 이 김치를 개발한 김진범 피코크 바이어는 집에서 담근 것처럼 김칫소를 많이 넣어달라고 조선호텔 김치사업부에 주문했다.

김 바이어는 "시중 김치들은 빨리 익으면 안 되기 때문에 양념을 갈아서 판매한다"며 "우리 김치는 집에서 만든 것처럼 양념이 흐르지 않고, 특제육수를 넣어서 맛있게 익은 상태를 오래 유지한다"고 비결을 전했다.

장점은 또 있다. 밀폐용기에 포장해 김치를 따로 옮겨 담지 않아도 되고 한입 크기로 썰어져 있어 편리하다. 자취생과 워킹맘에게 딱이다. 입소문 덕분에 피코크 조선호텔 김치의 최근 매출이 지난 8월 출시 직후보다 20% 증가했다. 반찬 신장세로는 무척 높다는 것이 이마트 측 전언이다.

김 바이어는 "과거 김치 구매처인 대상이나 CJ에서 어떻게 그런 김치를 만들었냐며 궁금해하더라"며 "주변에 이 김치를 먹어보고 친가와 처가에 김장하지 말라고 조선호텔 김치를 보낸 사람도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조선호텔 김치'의 인기 배경에는 김 바이어가 이마트 반찬 바이어로 일하며 축적한 12년간의 노하우가 있다.

그는 2003년 이마트 조리식품팀으로 입사해 반찬 담당 바이어로만 12년간을 보냈다. 입사 초 100여개 였던 대형마트 반찬 수가 지금은 400~500여개까지 늘었다. 핵가족화, 맞벌이 부부 증가, 개인 여가활동 중시 트렌드와 맞물려 반찬을 사먹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김 바이어는 상품 개발시 '주부의 해방'을 최우선 가치로 여긴다. 일과 살림, 두 가지를 다 해내야 하는 주부들이 음식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겠다는 목표다. '집밥' 같은 맛은 덤이다.


김장철에 대다수 가정이 사용하는 '절임배추'를 대중화한 것도 그다. 김 바이어는 "김장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이 배추를 절이는 일"이라며 "적당한 농도의 소금물에 절여 배추가 탄력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아 절임배추를 평준화했다"고 전했다.

그가 대상과 손잡고 절임배추를 이마트에 들여놓은 것은 2011년, 이때만 해도 절임배추는 지역농협에서 소규모로 판매하던 상품이었다. 그러나 이마트가 절임배추를 대형마트 최초로 판매한 후, 매면 11월이면 대형마트 3사가 모두 절임배추 예약판매에 들어간다. 김 바이어가 수많은 어머니와 아내의 일손을 덜어준 셈이다.

옛 어머니들의 풍습을 떠올려 '여름김장' 컨셉을 대형마트에 접목한 것도 최초다. 김치냉장고가 없었던 과거에는 김치를 오래 보관할 수 없어 겨울김치가 여름까지 남아있기 힘들었다. 그래서 여름용으로 덜 짠 김치를 담궜는데 이를 대형마트에도 적용, 인기를 끌었다.

김 바이어는 "협력업체인 대상에 5~6월 '여름김장' 컨셉으로 7kg짜리 대용량 김치를 팔겠다고 했더니 담당본부장이 놀라서 찾아왔다"며 "다들 의아해 했지만 그해 여름 김치 매출이 2배 이상 신장했다"고 회상했다.

이쯤되니 식품공학을 전공했다지만 남자인 그가 음식을 알아도 너무 잘 아는 것 아닌가 싶다. 역시나, 어머니 음식 솜씨가 뛰어났다.

"저는 막내아들이어서 어머니가 음식할 때 항상 곁을 지키면서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어머니가 할 줄 아는 음식이 150가지가 넘고 음식점 차리라는 제안을 여러 번 받을 정도로 솜씨가 있어요. 지금도 어머니한테 이것저것 물어봅니다."

대형마트 자체 브랜드(PL, Private Label) 상품 중에서도 가장 '핫'한 피코크, 그중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한식을 담당하고 있어 그는 책임감이 막중하다. 목표도 크다. 김 바이어는 "피코크가 한식 '토탈샵'으로 기능하도록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해외에 수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가 체결되면 김치 시장도 열리기 때문에 조선호텔 김치는 물론,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세계김치연구소와 산연협동으로 개발한 상품을 선보여 중국에 김치 맛을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스트 클릭

  1. 1 '선우은숙 이혼' 유영재, 노사연 허리 감싸더니…'나쁜 손' 재조명
  2. 2 "유영재, 선우은숙 친언니 성폭행 직전까지"…증거도 제출
  3. 3 장윤정♥도경완, 3년 만 70억 차익…'나인원한남' 120억에 팔아
  4. 4 '돌싱'이라던 남편의 거짓말…출산 앞두고 '상간 소송'당한 여성
  5. 5 수원서 실종된 10대 여성, 서울서 20대 남성과 숨진 채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