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자금조달시장 '꽁꽁'..상장 철회·회사채 미매각 잇따라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김남이 기자 | 2015.11.30 03:27

"美금리인상·구조조정 이슈에 IPO 미루거나 자산매각 고려"

기업들의 대표적인 직접금융 조달 창구인 공모주와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었다. 공모주 시장에선 벌써 상장철회가 속출하고 있고, 회사채 시장에서도 미매각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주가·신용등급 하락…뒷통수 맞은 투자자 지갑 닫아=지난 27일 VAN(부가가치통신망) 기업인 KIS정보통신이 코스피시장 상장을 포기했다. 올해 수요부진을 이유로 공모를 철회한 기업은 모두 5곳으로 늘어 이미 지난해 기록(3곳)을 넘어섰다. 아직 17개의 기업이 연내 수요예측을 남겨두고 있는 만큼 상장 철회는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 시장 역시 미매각 사례가 속출하며 투자자 모으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화테크윈은 지난 18일 1000억원 상당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750억원 상당 미매각이 발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년 만기 회사채에 대해 5%대 고금리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요예측에서 1000억원 전량 미매각을 냈다.

투심이 이처럼 위축된 것은 믿었던 시장의 배신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지갑을 닫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까지 증시 활황과 함께 고공행진하던 공모주 수익률은 하반기 들어 약세로 전환했다. 특히 11월 청약을 받은 11개 상장기업은 모두 주가가 공모가 대비 하락(평균 10.5%)했다. 코스닥 역대 최대 공모규모(2777억원)를 기록한 더블유게임즈는 공모가 대비 20% 하락했다.

회사채 시장은 대우조선해양의 2분기 어닝쇼크 이후 신용등급 보수화가 촉진된 점이 악영향을 끼쳤다. 당장 대우조선 회사채 등급은 올초 A+에서 BBB-로 4단계나 하락했고 등급하향 기조는 건설·조선업종을 넘어 내수업종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 때문에 3년 만기 AA급 기업 신용스프레드는 연초 29.5bp(1bp=0.01%p)에서 지난 27일 48.7bp까지 치솟아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스프레드는 회사채 금리와 국고채 금리의 차로 이 수치가 클수록 기업 자금조달이 어려워진다.


◇美금리인상에 기업 구조조정…내년도 '냉랭'=문제는 내년 상반기까지도 기업 자금조달시장의 투심이 풀리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시장에서 '흥행불패' 업종으로 통하던 바이오·제약기업마저 한파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실제로 최근 바이오시밀러기업인 팬젠이 상장을 포기했고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도 공모가가 비싸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현재 수요예측을 앞둔 바이오기업만 안트로젠, 강스템바이오텍, 씨트리, 휴젤 등 5곳이 넘는데 그 결과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IPO(기업공개) 시장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IPO를 계획했던 기업 중 상장 시점을 미루는 곳이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 금리인상이 단행된다면 시중 유동성은 더욱 축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 시장에서도 발행사나 투자자 모두 미국 금리인상이나 한계기업 구조조정 여파를 확인하고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내년 발행이 예상되는 회사채 물량은 총 35조원으로 올해(44조원) 대비 감소할 전망이다. 회사채 발행규모는 2011년(60조원) 이후 꾸준히 감소세다.

한 IB(기업금융) 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 위기에 노출된 회사의 경우 차입물량을 늘리기보다 자산매각을 통한 현금확보를 고려 중"이라며 "비교적 우량한 등급의 기업들은 이미 올 한 해 상반기 저금리에 발맞춰 차입구조를 만기화해 내년도 회사채 발행물량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스트 클릭

  1. 1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2. 2 남편·친모 눈 바늘로 찌르고 죽인 사이코패스…24년만 얼굴 공개
  3. 3 "예비신부, 이복 동생"…'먹튀 의혹' 유재환, 성희롱 폭로까지?
  4. 4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
  5. 5 명동에 '음료 컵' 쓰레기가 수북이…"외국인들 사진 찍길래" 한 시민이 한 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