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수시장은 '창업→투자→회수→재창업'으로 이어지는 벤처 생태계의 선순환을 구축하는데 중요한 연결고리다. 특히 회수시장의 양대 축인 M&A는 벤처 창업가와 투자자에게 보상을 안겨 재투자를 촉진하는 한편 인수한 기업에 새로운 성장엔진을 장착해주는 등 파급효과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벤처·중소기업이 주로 상장된 코스닥시장의 M&A도 증가 추세다. 코스닥기업 MA&는 2012년 61건, 2013년 73건, 2014년 97건으로 꾸준히 증가했고 올 들어선 지난 10월 말 66건을 기록 중이다.
현재로선 벤처기업의 정확한 M&A 건수를 집계한 통계가 존재하지 않아 M&A 거래거래망과 코스닥 M&A 실적을 통해 추이를 가늠해볼 수 있다. 벤처기업의 M&A는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최근 들어 점차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M&A를 통해 △인력·기술·경영 노하우를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고 △시장진입의 시간을 단축하고, △신규시장 진출에 비해 기존업계와 마찰을 피하고, △효율적 투자와 투자비용 절감을 추구할 수 있는 등 다양한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성공 사례를 통해 점차 입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3년 NHN엔터테인먼트의 모바일게임 개발사 댄싱앤초비엔터테인먼트 및 스마트폰 관리 앱 개발사 브레인펍 인수와, 같은 해 넥슨의 빅휴즈게임즈 인수, 지난해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김기사'를 개발한 록앤올을 카카오가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창업자들이 벤처기업을 매각한 자금을 통해 재창업에 나서거나 성장 잠재력이 높은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을 키우는 엔젤투자자로 나서면서 선순환 고리로 연결되고 있다. 다음(현 카카오) 공동창업자였던 이택경 매시업엔젤스 대표와 모바일 소프트웨어 업체 올라웍스를 창업해 인텍에 매각했던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등은 '큰손' 엔젤투자자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벤처업계에서 M&A는 아직 비주류다. 미국의 경우 벤처캐피탈이 M&A를 통해 자금을 회수한 비중(2010년 금액기준)이 전체의 72.8%에 달하고 IPO가 27.2%를 차지하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IPO가 74.3%에 달하고 M&A는 25.7%에 그친다.
M&A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관행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벤처기업 대표는 "M&A를 악용한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과 인력 구조조정을 우려한 근로자의 피해의식, 기업을 반드시 소유하고 경영하려는 대주주의 태도 등이 공존한다"며 "대기업도 벤처기업의 인력 빼가기보다 M&A를 통해 적정한 가격을 지불하도록 제도와 세제, 사회문화적 인식을 모두 개선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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