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승진과 유임, 그리고 이동…LG 인사 돋보기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강기택 기자, 송지유 기자 | 2015.11.27 09:10

실적 따라 부회장 승진, 사상 최초 전무서 사장 직행…구본준 부회장, 그룹 미래 총괄

LG그룹의 2016년 승진인사는 실적에 따른 평가와 미래 신성장동력 사업 육성에 방점을 찍었다.

LG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의 승진자 수가 지난해에 비해 20% 줄어들었지만, 성과가 높은 사업부문은 부회장 승진자를 배출했다. 성과에 따른 신상필벌을 명확히 하고, 오너인 구본준 부회장을 컨트롤타워인 (주)LG의 신사업을 맡겨 미래 먹거리 찾기에 나선 인사로 평가된다.

◇실적 안 좋은 MC사업부 승진자 1명에 그쳐= LG전자는 사장 승진 2명을 포함한 총 38명의 임원 승진인사를 실시했다. 실적 악화에 따라 지난해보다 20% 이상 승진 규모를 줄였다.

특히 실적 회복을 기대했던 휴대폰 부문의 MC사업부는 실적 악화로 임원 승진자가 1명에 그쳤다.

인화를 강조해온 LG그룹의 인사 특성상 다시 한번 명예회복의 기회를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사업본부장들은 모두 유임시켰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각자 대표이사인 정도현 사장과 함께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조성진 H&A(홈어플리케이션&에어솔루션)사업본부장(사장),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조준호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장(사장) 등을 각자 대표로 선임해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내년에는 각 사업본부장이 실적에 대해 직접 책임지라는 의미로 읽힌다.

한상범 신임 LG디스플레이 부회장/사진제공=LG

◇실적 좋은 계열사엔 파격 승진…최초 여성 부사장도=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예상대로 유임되면서 부회장으로 올라 갔다. 취임 후 연속흑자 달성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신기술을 성공적으로 사업화한 것을 평가 받았다.

LG화학은 사장 승진 3명, 전무 승진 3명, 상무 신규선임 13명을 포함한 총 19명이 승진했다. 손옥동 기초소재사업본부장(부사장), 김명환 배터리연구소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LG생활건강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정호영 부사장이 LG화학 CFO로 선임됐다.


LG최초의 여성 부사장도 나왔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신임 부사장은 이화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86년 LG그룹으로 입사했다. LG생활건강에서 생활용품사업부를 맡아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LG생활건강 제품들을 1위 브랜드 반열에 올려 놓은 공로다.

LG생활건강은 문진희 화장품 한방마케팅부문장(상무)이 새로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여성임원은 5명이 됐다. LG그룹 전체 여성 임원이 총 15명인 만큼 30% 이상이 LG생활건강에 집중돼 있는 셈이다.

구본준 LG 부회장/사진제공=LG

◇구본준 부회장 어깨에 미래 걸었다…2단계 뛰어 사장 승진자도=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을 그룹으로 이동시켜 미래 성장동력 육성을 맡겼다. 구 부회장에게 LG의 미래를 맡긴 모양새다.

구 부회장에게는 차세대 성장엔진인 자동차부품, 에너지 등 신사업을 총괄하는 ㈜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겨 LG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도록 했다. 구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와 LG상사를 거쳐 2010년부터 LG전자를 이끌어오면서 강력한 오너십으로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는데 큰 역할을 해 왔다.

오너가의 일원이자 현재로선 구 회장이 꺼내 들 수 있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카드인 까닭에 구 부회장은 LG전자 이사회 의장을 겸임해 LG전자를 완전히 떠나지는 않은 채 신사업을 진두지휘한다.

LG전자의 임원 발탁은 주로 B2B(기업간거래), 자동차부품 등 미래 성장사업을 주도한 임원들 중에서 이뤄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상봉 B2B부문장 겸 에너지사업센터장과 홍순국 소재·생산기술원장이 그 주인공들이다. 생산기술원장 홍순국 전무는 부사장을 거치지 않고 사장으로 2단계 뛰어 올랐다. LG전자 역사상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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