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 하면서 돈도 벌고, '일석이조'의 기회"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 2015.11.27 03:25

[제7회 국제금융기구 채용설명회]국제금융기구가 바라는 인재상은 "열정과 관련 경험이 많은 사람"

기획재정부 주최로 지난 25일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제7회 국제금융기구 채용설명회에서 니와라 남부키 아프리카개발은행 인사본부장이 AfDB(African Development Bank)소개 및 채용 절차를 소개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좋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일석이조잖아요."

세계를 발판삼아 좋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일. 누구나 생각해 봄 직한 꿈의 일자리다. 26일 오전, 영하의 날씨도 꿈을 위한 열정 앞에서는 문제가 될 수 없었다. 25일부터 성균관대학교에서 진행되는 '제7회 국제금융기구 채용설명회'에 이른 시각부터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이날은 각 기구별 심층 인터뷰가 이어졌다.

실제 국제금융기구 인사담당자들을 만나 입사시 필요한 요건들을 듣고, 일부는 곧바로 인턴이나 컨설턴트 채용으로 이어지는 자리다. 국제금융기구 인사담당자 한 명과 인터뷰 대상자 한 명이 1대1로 15~30분씩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지원자들은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고 면접장에 들어섰다.

"평소부터 기근, 가난 이런 쪽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한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한 뒤 인도에 가서 봉사활동을 했고, 이탈리아에서는 농업기구에서 일하기도 했어요." IDB(미주개발은행)와 GGGI(글로벌녹색성장기구) 인터뷰에 참여한 강모씨(33)의 대답이다. 딱딱하고 긴장감이 느껴지는 분위기면 어쩌나 걱정했던 마음은 어느덧 사그라지고 차분히 본인의 경험과 기구에 대한 관심, 열정을 표현해갔다.

"제가 나이가 좀 있어서 그런지 한국에서는 왜 이 나이까지 시집을 안갔냐, 해외업무에 지원해도 부모님은 걱정 안하시냐 등 업무와 상관없는 질문만 받아서 좀 그랬었는데, 국제기구에서는 그런 개인적인 것들은 전혀 궁금해하지 않더군요. 제 경력이 해당 국제기구와 맞는지, 제가 업무역량이 있는 사람인지, 팀워크에 문제는 없는지 등 업무에 집중하는 질문들이 나와서 더 편안하고 자신있게 답할 수 있었습니다."

국제금융기구에서 원하는 인재상은 한국과 조금 달랐다. 그들이 추구하는 공통적인 인재는 열정과 기구와 관련된 현장 경험이 많은 사람이었다. 피오나 블랙버로우 EBRD(유럽부흥개발은행) 인사담당자는 "우리는 포용적이고 다양한 사고를 가진 사람을 원한다"며 "특히 우리가 투자하는 국가에 대한 경험이 많은 사람이면 더 좋다"고 말했다. 그는 "들어가고 싶은 기구가 어떤 점에 포커스를 맞춰서 일하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이와 연결시켜 본인의 경력을 개발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기획재정부 주최로 지난 25일 서울시 종로구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제7회 국제금융기구 채용설명회에서 현재 국제금융기구에 근무 중인 한국계 직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심층인터뷰를 보기위해 설명회를 찾은 사람들은 본인만의 확고한 목표를 갖고 있고, 한 발자국씩 본인의 꿈을 위해 나아가는 사람들이었다. 전 세계를 상대로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이들의 목표는 명확했다.


"좋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잖아요." 이번 채용설명회에서 총 8개 기구 인터뷰에 응해 GCF(녹색기후기금), WB(세계은행) 등 5개 기구와 인터뷰를 보게 된 최다 서류합격자 김영환(33)씨는 "어떤 에너지에 투자해야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고, 투자하는 나라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등을 연구하고, 심의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본인의 구체적인 꿈을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신재생에너지, 기후 변화와 관련된 일을 하기 위해 한국에서 그린스쿨을 다니며 공부를 했고, 한국과 홍콩에서 관련 직장을 다니기도 했다.

WB(세계은행)에 지원한 장태연(28)씨는 "처음에는 전형적인 헤지펀드에서 일하고 싶었다"면서 "그러나 2008년~2010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 모럴헤저드를 목격했고, 돈이 다가 아니구나 하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투자회사나 증권회사 취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내가 하는 일에 대한 보람을 느끼고자 국제기구 취업을 향해 문을 두드렸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들 중 외국에서 살았거나 오랜 기간 어학연수를 하는 등 해외 경험이 많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본인의 꾸준한 관심과 노력으로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이도 있다. 강은지(32)씨는 "특별히 영어공부를 위해 해외연수를 다녀온 적은 없다"면서 "프랑스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고등학교와 대학교 때 불어를 전공하고 공부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채용설명회에 참석해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에서 5개월간 인턴으로 일했다는 그는 "일을 하면서 모로코나 레바논 등 개발도상국을 접했고, 그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며 "기후변화와 관련돼 그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같은 꿈을 가진 청년들을 돕기 위해 기획재정부는 27일 부산시청에서도 국제금융기구 채용설명회를 이어간다. 이번 설명회에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미주개발은행(ID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녹색기후기금(GCF),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등 총 9개 국제기구가 참여했다.

행사에서는 국제기구 인사담당자가 직접 참석해 각 기구별로 심층설명회를 통해 인사정책, 내년 채용정보 등에 대해 설명하고 서류 심사를 거쳐 선발된 1대1 인터뷰 대상자와 인터뷰를 진행한다. 올해은 총 946명이 채용·심층인터뷰에 지원했고, 이 가운데 총 144명이 인터뷰 대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2009년부터 열린 국제기구 설명회를 통해 총 45명이 국제금융기구 인턴·컨설턴트로 채용됐다. 일부는 정규직으로 전환돼 근무 중이다.

올해 8월 기준으로 주요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 정규직 인원은 총 178명이다. △IMF 30명 △ADB 51명 △WB 71명 △IDB 7명 △AfDB 4명 △EBRD 15명 등이다. 유수영 기재부 국제기구과장은 "이 같은 국제기구 채용 행사가 청년 고용 절벽 해소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국제기구에 한국인들을 많이 진출시켜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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