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증시 출범 25주년…냉탕·온탕 55번 갈아타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 2015.11.26 11:46

26일 상하이증권거래소 출범 25주년…변동성 고조 中 시장 개혁 촉각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가 26일로 출범 25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대표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의 수익률(배당 제외)은 3500%가 넘는다. 같은 기간 MSCI 신흥시장지수와 미국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S&P500지수의 수익률이 각각 340%, 530%였던 데 비하면 돋보이는 실적이다.

그러나 중국 증시는 올 여름에 급락사태를 겪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6월에 7년 반 만에 고점을 찍은 뒤 8월 말까지 45% 가까이 추락했다. 이 여파로 시가총액이 며칠 새 5조달러나 증발하기도 했다. 중국 증시는 지난 5일에야 75일간의 약세장을 마치고 강세장에 다시 진입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최근 1년간 43%, 올 들어 13%가량 올랐고 지난 8월 말에 비하면 25% 반등했다.

상하이종합지수·S&P500지수 수익률 추이(단위: %, 배당 제외)/그래프=블룸버그
블룸버그는 중국 증시가 올 여름 호된 홍역을 치렀는데도 불구하고 시장엔 낙관론이 팽배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 증시의 투자자들은 급락사태를 빨리 잊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킹어 라우 골드만삭스 홍콩 주재 중국 증시 투자전략가는 "1990년 거래를 시작한 이후 (중국인 전용인) A주시장의 총수익률을 보면 나쁘지 않다"며 "선입견이 있는지 모르지만 나는 중국 증시에 더 너그러운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CSI300지수가 1년 안에 6%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CSI300지수는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선전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대표 종목 300개로 구성된 중국 A주 대표 지수다.

신흥시장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이머징마켓 회장도 "중국 정부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중국 증시를 낙관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경제의 핵심 축을 제조업 중심의 투자에서 내수로 전환하는 경제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유기업 개혁에 나선 게 좋은 징조라고 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국유기업들의 M&A(인수합병)와 IPO(기업공개)를 촉진하는 내용의 구조조정안을 승인했다. 이를 통해 국유기업의 수익을 극대화하고 민간 주주들의 역할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경제구조개혁도 성과를 거두는 중이다. 올해 1-9월 중국 경제 성장세에서 소비가 차지한 비중은 58%로 투자 비중(43%)을 훌쩍 웃돌았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는 지난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 일명 '싱글데이'를 맞아 하룻동안 912억위안(약 16조5000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비관론자들은 그러나 중국 증시의 주가 수준이 너무 높다고 지적한다. 한 예로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선전증권거래소 창업판(차이넥스트)의 PER(주가수익비율)은 81배에 달한다. 중소 IT(정보기술) 기업들이 이름을 올린 창업판의 PER은 미국 중소형주 대표지수인 러셀2000지수의 4배에 이른다.

블룸버그는 중국 증시의 변동성도 투자자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단적인 예로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상반기에 60% 급등했다가 6-8월에 45% 가까이 추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 기준으로 중국 증시는 지난 25년간 모두 55차례나 강세장과 약세장을 갈아탔다. 냉탕과 온탕을 오간 횟수가 S&P500지수의 6배나 된다.

중국 금융 전문가로 '레드 캐피털리즘'의 공동저자인 프레이저 호위는 중국 정부가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를 증시로 끌어들이는 데 실패한 게 중국 증시의 변동성을 키운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중국 증시의 개인투자자 비중이 80%가 넘는다는 설명이다. 올 여름 중국 증시 급락사태와 이에 따른 중국 정부의 시장 개입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탈을 부추겼다.

전문가들은 다만 중국 정부가 지난해 11월부터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의 교차 거래 제도인 후강퉁을 시행한 데 이어 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를 잇는 선강퉁을 추진하고 이르면 내년에 미국식 IPO 시스템을 도입하려 하는 등 시장 개혁에 적극적인 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현지인들은 언제 증시 급락사태가 있었냐는 듯 다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증권거래계좌수는 지난 20일까지 28주 연속 늘어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베스트 클릭

  1. 1 김호중 팬클럽 기부금 거절당했다…"곤혹스러워, 50만원 반환"
  2. 2 "술집 갔지만 술 안 마셨다"는 김호중… 김상혁·권상우·지나 '재조명'
  3. 3 '보물이 와르르' 서울 한복판서 감탄…400살 건물 뜯어보니[르포]
  4. 4 '공황 탓 뺑소니' 김호중…두달전 "야한 생각으로 공황장애 극복"
  5. 5 "한국에선 스킨 다음에 이거 바른대"…아마존서 불티난 '한국 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