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르까프' 화승 인수…선제적 구조조정 1호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 2015.11.26 03:27

KTB PE와 경영권 지분 50.23% 인수…모그룹에 경영 되맡기고 제2 전성기 노려

산업은행이 PEF(사모투자펀드)를 조성해 운동화 브랜드 ‘르까프’로 잘 알려진 화승의 경영권 지분 50% 이상을 인수한다.

25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국내 PEF 운용사인 KTB PE(프라이빗에퀴티)와 공동으로 화승 경영권 지분 약 50%를 인수하기로 하고 오는 30일 이사회를 개최한다. 산업은행과 KTB PE가 인수하는 화승 지분은 지난해 (주)경일이 매입했던 것으로 예상보다 인수 시너지를 내는 것이 수월치 않자 1년여만에 매각을 결정하고 지난 두 달 간 거래를 진행했다.

매각자인 경일은 지난해 말 화승그룹(화승알앤에이, 화승네트웍스, 화승인더스트리)이 보유하고 있던 화승 지분 50.23%를 사들였다. 화승은 1953년 8월에 자본금 160만원으로 설립돼 현재는 신발 등 도·소매업 및 제조업을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자본금은 약 233억원이며 운동화 브랜드 '르까프'와 아웃도어 브랜드 '머렐' 등을 보유하고 있다. 화승의 지난해 매출액은 5619억원, 영업이익은 155억원 수준이었다.

화승그룹이 지난해 모기업에 해당하는 화승을 매각한 까닭은 3세 경영체제가 가동되면서 새롭게 주력으로 떠오른 자동차 부품과 종합무역, 신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화승그룹은 지난해 2월에 현승훈 총괄회장의 장남 현지호 총괄부회장을 자동차 부품 생산기업인 화승알앤에이와 종합무역상사인 화승네트웍스 대표로 선임하면서 3세 체제를 알렸다.

화승그룹은 화승의 경영권 지분 50.23%를 경일에 매각하면서도 나머지 지분은 계열사를 통해 보유해왔다. 경일은 화승을 인수한 뒤 시너지를 기대하고 지난 1년간 경영을 시도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재매각을 결정했다. 이 상황에서 산업은행과 KTB PE가 경일이 보유한 화승 지분을 인수하기로 하고 경영은 원주인인 화승그룹과 KTB PE가 공동으로 맡기기로 했다. 화승그룹은 LP(PEF 투자자)로 참여해 이번 지분인수에 일부 동참키로 했다.


화승그룹은 1년여 만에 지배구조를 개선했고 사실상 소유권을 넘겼던 모회사를 금전적 지출 없이 되찾아올 수 있게 됐다. 화승그룹은 사양산업으로 평가되던 운동화 제조업과 아웃도어 브랜드 사업이 최근 식생활 개선 및 건강사업 확대 흐름과 더불어 고부가가치 패션사업으로 부활할 수 있다고 보고 사업을 재검토하고 있다. 화승그룹 오너 3세인 현지호 총괄부회장과 차남 현석호 부회장은 화승의 제2 전성기를 맞이하기 위해 새 브랜드 사업과 기존 브랜드의 리뉴얼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은행은 PE실과 성장기업금융부문의 합작으로 이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중견기업 구조조정과 고부가가치 창조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이바지한다는 최근의 업무지향점을 반영해 선제적 구조조정 성격의 금융지원 1호 프로젝트로 화승 지분 인수를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전진중공업, 리노스, 중외제약, 동부익스프레스 등의 경영권 지분 및 주요 지분 거래에서 성과를 낸 KTB PE를 공동 GP(PEF 운용사)로 선정해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 하기로 했다.

화승그룹이 화승의 실적을 한층 끌어올릴 경우 산업은행과 KTB PE는 보유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하거나 화승과 함께 공동 IPO(기업공개) 등을 주도해 투자자본을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산업은행 등은 재무적 성과를, 화승그룹은 큰 투자자본 없이 계열사의 구조 개혁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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