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읽는 책] 주문이 많은 요리점 外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 2015.11.28 03:11

'주문이 많은 요리점'은 일본에서 가장 사랑 받는 작가, 미야자와 겐지의 명작 동화 시리즈 중 한 권입니다. 깊은 산속에서 사냥을 하던 젊은 신사 두 명이 사냥에 실패하고 길도 잃었습니다. 숲 속을 헤매다가 놀랍게도 근사한 서양식 요리점을 발견하지요.

요리점에는 ‘우리 가게는 주문이 많은 요리점이니, 그 점 양해 바랍니다’라는 말이 써 있었습니다. 사냥꾼들은 기뻐하며 요리점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나 안에는 계속해서 닫힌 문이 있고, 문을 열고 들어갈 때마다 특별한 일을 겪게 되지요. 차례차례 문을 열고 들어간 요리점 끝에서 사냥꾼들을 기다리고 있던 건 과연 무엇일까요?

이번에 예쁜 그림과 함께 다시 출간된 이 책은 ‘말에도 영혼이 있다’는 언령사상을 바탕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이야기합니다. 이야기에 나오는 비현실적인 요리점에서서처럼 즐거움을 위해 사냥을 하고, 생명을 죽인 뒤 값을 매기는 사람들을 비판하지요.

'바보가 만든 숲'은 미야자와 겐지의 또 다른 동화책이에요. 시마다 무쓰코가 그린 강렬한 느낌의 목판화와 함께 이야기가 어우러지면서 미스테리하고 판타지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는 작품이에요.

주인공 겐주는 비가 내리고 이파리가 반짝거리는 것을 보면 깡충깡충 뛰고 손뼉을 치는, 이상한 아이입니다. 지적장애를 가진 아이지요. 사람들은 그런 겐주를 보고 '바보'라고 손가락질을 하곤 했지요. 겐주가 버려진 들판에 삼나무를 심을 때도 사람들은 '바보가 그렇지 뭐'라고 말하며 무시했습니다.


그런데 훗날, 겐주가 심은 나무는 작은 숲이 되었고 아이들은 이 숲을 놀이터 삼아 재미있게 놀게 됩니다. 사람들은 그제야 "누가 정말 현명한 사람인지 모르겠군요."라고 말하며 이 숲에 '겐주의 숲'이라는 기념비를 세워주지요. 장애가 있는 겐주가 지역과 사람들에게 공헌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요.

'아빠와 동물원 가기는 정말 힘들어!'는 아빠가 아이를 졸라 동물원에 가면서 벌어지는 일이에요. 원래는 아이가 아빠에게 조르는 것이 정상인데, 어딘가 이상하죠? 이 책에서 아빠는 동물원에 가서 제멋대로 행동하고, 말썽을 부립니다. 아이는 금세 지쳐버리고 말지요.

아마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어느 집이든 엄마 아빠에게는 늘 전쟁터 같을 거예요. 아이들은 한시도 가만히 있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엄마 아빠가 쉬는 주말이 되면 놀러 가자고 떼를 쓰기도 하고요. 외출이라도 하면 엄마 아빠를 녹초로 만들죠.

이 책은 아이와 아빠의 역할을 바꿔서 아이들이 부모의 심정을 쉽게 느껴볼 수 있도록 재치있게 만들어진 그림책이에요. 부모와 아이는 서로 바뀐 역할을 맡은 동화책 속 주인공들을 보면서 공감도 하고, 반성도 하게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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