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서거]'구속' 악연, 전두환·노태우도 마지막길엔 애도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 2015.11.25 11:55

[the300]노태우, 장남에 "정중히 조의표하라"…전두환, 애도 성명

↑지난 2003년 제16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김영삼·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이 나린히 앉아있다.


3당 합당과 구속 수사와 비자금 폭로로 얽힌 악연도 고인의 마지막 길에서는 원망 아닌 '애도'로 남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25일 장남 노재헌씨를 통해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조의를 표했다. 노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당일인 22일 조화를 보내 "건강상의 이유로 직접 조문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애도의 뜻을 표한 바 있다.

노재헌씨는 이날 오전 서울대학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았다. 방명록에 이름을 간단히 적은 노씨는 분향 후 빈소에 나와있던 김현철씨와 손을 맞잡았다.
노씨는 "이 나라의 대통령이셨고 한때 아버님과 국정도 같이 운영하셨고 또 이어서 대통령도 되셨다"며 "당연히 와서 정중히 조의를 드리는 것이 도의라고 생각하고 아버님도 또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또한 "(노 전 대통령이) 지금 거동하기 힘들기 때문에 가서 정중하게 조의를 표하라고 전하셨다"고 답했다.

노 전 대통령은 올해 83세로 10년 넘게 연희동 자택에서 투병 중이다. 지난 2002년 전립선암 수술 이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면서 외부 활동을 하기 힘든 상태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은 1990년 3당합당으로 한때 정치적 동지가 됐지만 이후 차기 대선 후보 결정과 관련해 사이가 틀어졌으며 김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고 난 후에는 '역사 바로세우기'와 비자금 수사 등으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하는 등 악연으로 이어졌다. 노 전 대통령은 비자금 수사로 3000억원에 가까운 추징금을 선고받았고 지난 2013년 말 이를 완납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회고록에서 김 전 대통령에게 3000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전달했다고 폭로해 두 사람은 화해의 기회를 잃은 것으로 보였다.

노 전 대통령이 문민정부에서 고초를 겪은 것에 대해 언급한 것이 없느냐는 질문에 노씨는 "그런 말씀은 딱히 없었다"고 전했다.

김 전 대통령 생전에 역시 악연을 풀지 못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은 보도자료를 통해 "기독교 신앙이 깊었던 분이니까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라 믿는다. 명복을 빌며, 손명순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에게 위로를 보낸다"고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했다.
이어 "근래 언론 보도를 통해 병고에 시달린다는 소식은 듣고 있었는데, 끝내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해 애도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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