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재수 하더라도 대기업 가라" 학부모부터 바꿉시다

머니투데이 김은혜 기자 | 2015.11.25 03:30

[캠퍼스 잡포스트] 김근흡 숭실대학교 경력개발센터장

편집자주 | 취업지원실은 '취업'이라는 정상에 오르려는 취업준비생들의 베이스캠프다. 취업의 최전선에서 구인정보부터 취업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며 취준생들의 든든한 '셀파' 역할을 담당하는 주요 대학의 취업지원실을 소개한다.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의 대기업 선호현상이 더 심각하다. 학부모들의 인식변화가 더 시급하다.”

38년간 여러 보직을 두루 거친 김근흡 숭실대학교 경력개발센터장은 취업난 해결책으로 학부모 인식개선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숭실대는 다른 학교에 비해 학부모 초청행사가 많은 편이다. 학교본부에서도 매년 학부모초청행사를 실시하고, 공과대학의 경우 취업관련 특강이 정례화돼 있다. 경력개발센터에서도 작년 학부모 100명을 대상으로 취업특강을 개최했다. 참석한 학부모들이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내용이다”, “그동안 내가 취업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등 다양한 후기를 올리는 등 반등이 뜨거웠다.

-대표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해달라.
“SCLP(Soongsil Career Ladder Program) 즉, 단계별 최적화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저학년때는 진로 탐색 위주로, 고학년은 실제 필요한 교과목 위주로 교양선택 과목으로 운영중이며, 한 학기에 1200명의 학생이 수강하고 있다. 또한 학기 초부터 지도교수와 경력개발센터 취업전문가, 학생상담센터의 상담전문가들이 유기적으로 개별상담을 통해 대학생활 및 진로설정, 직업선택, 학업성취를 포함한 향후 진로와 취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전공별 학생 비율 및 취업률 추이는.
“전체 학부생 인원이 1만2000명이며 51:49 정도로 인문사회계 비율이 자연이공계보다 조금 높다. IT쪽이 강한 편이라 취업률이 70~75%로 높은 편이다. 큰 굴곡없이 꾸준히 그 정도 유지를 하고 있다.”

-인문사회계열 취업률 진작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이 있다면.
“인문계 졸업예정 및 기졸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고용노동부 ‘청년취업아카데미 인문계 특화과정’을 적극 실시하고 있다. SAP ERP 컨설턴트 양성과정, 글로벌비즈니스 수출입 실무과정, 유통품질관리 통합전문가과정 등 프로그램을 통해 산학기관과 연계해 취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금은 인문공학 구분없이 융합형 인재들이 필요한 시대인 만큼 인문계생들도 전공을 달리 해서 융합프로그램에 참가시키려고 하며, 공대생에게도 경영학, 인문학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


서울 동작구 상도로에 위치한 숭실대 전경./사진제공=숭실대 경력개발센터

-경력개발센터의 규모와 활동상을 소개해달라.
“학생처 소속이다가 2005년에 경력개발센터로 독립한 지 10년 됐다. 센터장을 포함하여 취업교과목 담당교수 2명, 직원 4명, 취업지원관 2명이 있다. 2013~2014년에 고용노동부 주관 청년취업진로지원사업(대학취업지원관사업) 운영기관 성과평가에서 2년연속 ‘우수’ 대학으로 선정됐다.”

- 취업관련 프로그램을 어떤 방식으로 홍보하는지.
“저학년들의 경우 일찍부터 취업준비를 해야된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다. 그저 공부만 열심히 해서 성적만 잘 받으면 되는 거 아니냐는 반응이다. 그들의 생각을 바꿔나가는 것이 시급하다. 잘 되는 취업 동아리를 통해서 저학년부터 분위기를 조성해보자는 취지에서 이번 학기부터 TF를 구성해 활동중이다. 대표적인 취업동아리로 SUIBS가 있는데, 대기업도 많이 가고 회계사도 배출돼 아웃풋이 좋다. 학년별 대표와 취업지원관 교사로 구성되는 TF는 학생들이 어떤 공부를 할 건지 내용을 결정하면 필요로 하는 장소나 예산 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2013년 숭실대 학부모초청 세미나./사진제공=숭실대 경력개발센터

-현재의 취업환경에 대해 해결책이 있다면.
“물론 기업도 달라져야 한다. 3~4년전부터 시작된 인턴제도만 봐도 학생들을 너무 힘들게 한다. 채용이 보장되지도 않는데도 인턴이 되기 위해 또다른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소기업은 힘들게 공부한 대학생들을 싸게 이용하려는 생각을 바꿔야 하고, 대기업은 중소기업에서 훈련된 학생들을 큰 돈 안들이고 뺏어가려는 경향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중기청이나 중견기업연합회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중소기업을 홍보해줬으면 좋겠다. 말로만 중소기업도 좋다고 하지말고 정부차원에서 공신력있는 정보를 공개해줬으면 좋겠다. ”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취업준비는 급하게 서두르면 낭패를 볼 수 있다. 군대 갔다오고 4학년 돼서 준비하려면 이미 늦다. 청소년기부터 내가 어떤 분야에 맞는지 고민해보고, 대학에 와서는 자유롭게 여러 가지를 접해보면서, 4학년때는 진로에 대한 확실한 자아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야 입사를 해서도 이직률도 낮다. 평생 직장 개념보다 입사조차 힘든 상황이므로 그런 고민 없이 들어간 회사에서는 오래 견디지도 못한다. 하기 싫은 일을 견디는 것, 조직에 적응하는 훈련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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