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서거]마지막 메시지 '통합과 화합'…붓글씨 남겨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 2015.11.22 15:02

[the300] 대도무문 대신 2년전 평소 안쓰던 문구··· 현철씨 질문에 "우리가 필요한 것" 대답

1996년 9월 2일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LA 센추리호텔에서 열린 리셉션 중에 한인 동포들을 대상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문민시대를 열었던 김 전 대통령은 22일 오전 0시 22분 패혈증과 급성심부전으로 서울대병원에서 서거했다. 2015.11.22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도무문(大道無門), 올바른 길에는 거칠 게 없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았던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마지막에 강조한 것은 통합(統合)과 화합(和合)이었다.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씨는 22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 전 대통령의 빈소로 조문을 온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부친이) 2013년에 입원하셔서 사실 말씀을 잘 하진 못했는데 붓글씨로 '통합'과 '화합'이라고 썼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남긴 붓글씨에 대해 김현철씨가 회고한 내용은 이렇다. 2년전쯤 김 전 대통령은 병원에 입원을 했고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대신 붓 등을 이용해 글씨는 비교적 자유롭게 쓸 수 있었다.

김 전 대통령은 평소 붓글씨를 즐겨썼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1993년 7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는 자신의 좌우명 '대도무문(大道無門)'을 붓글씨로 써서 선물하기도 했다.


2년전 어느날 김 전 대통령은 '통합'과 '화합'이라는 글자를 붓글씨로 썼다. 김현철씨가 "평소에 안 쓰시던 것인데 이건 무슨 의미입니까"라고 물었지만 김 전 대통령은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후 자신의 글씨를 가르키더니 "우리가 필요한 것"이라고 짧게 말했다.

그 이후 김 전 대통령은 말도 못하고 글씨도 쓸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 필담을 비롯해 일체의 대화가 되지 않았다. 붓글씨 '통합'과 '화합'은 사실상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전한 마지막 메시지였던 셈이다.

김 전 대통령은 별다른 유언을 남기지는 않았다. 이날 빈소에서도 김 전 총리가 "운명하실 때 특별히 말씀하신 것은 없었는가"라고 김현철씨에게 물었지만 김씨는 "사실 한 동안 말씀하시기 좀 어려우셨다. 너무 급격하게 패혈증 때문에 빨리 돌아가시는 바람에 저도 깜짝 놀랐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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