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녹내장으로 인해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잃은 프라무디타야 드얀프라바스와라군(20·인도네시아)은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만든 IT 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인 청년이다. 왼쪽 눈도 시력이 나빠져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물만 식별하지만, 컴퓨터를 다루는 능력은 자신 있다.
그는 최근 LG유플러스가 자카르타에서 개최한 '글로벌 장애청소년 IT 챌린지'에서 인도네시아 대표로 참석해 대상격인 'IT글로벌리더상'을 수상했다. 수상을 계기로 인도네시아 언론사에서도 취재 요청을 받아 신기했다는 ‘순수 청년’ 드얀프라바스와라군. 그는 수상 덕분에 내년 한국 IT 기업을 직접 방문할 기회도 얻었다.
머니투데이와 이메일 인터뷰로 한국 언론과도 첫 만남을 가진 드얀프라바스와라군은 "접 한국에 와서 한국 장애인들의 삶을 직접 보고 배우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의 권유로 누스완타라대학교에서 컴퓨터 세미나를 들은 후 IT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시각장애인을 돕는 SW(소프트웨어) '스크린리더' '죠스'를 이용하면서 공부하기 때문에 비시각장애인보다 시간이 많이 들지만, 그의 IT에 대한 호기심을 막지는 못했다. 오히려 '장애인에게 더 편리한 IT 기술 개발'이라는 꿈을 안겨줬다.
그 꿈을 안고 수라카르타에 있는 세벨라스마레뜨대학교에서 정보통신 전공을 선택해 첫 학기를 보내던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글로벌 장애청소년 IT 챌린지는 아시아태평양지역 개발도상국의 장애인 IT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됐다. 장애청소년들이 IT 기량을 겨룰 수 있는 장을 마련해 그들이 꿈을 키워나가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5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14개국, 장애청소년 100명이 참가했다. 스크래치 프로그램을 활용해 스토리와 게임을 설계하는 '이-크리에이티브' 위기 상황에서의 대처능력을 평가하는 '이-라이프맵' 등 4개 종목으로 진행된다.
"IT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술이 발전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그 발전에 일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공부를 포기하지 않고 해나가게 되는 것 같아요. 장기적으로는 제가 배운 IT 기술을 인도네시아를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드는 데 쓰고 싶어서요."
꿈을 더 많은 학생에게 심어주고 싶은 드얀프라바스와라군은 어린 학생들에게 IT를 가르쳐주는 단체인 '스만다 IT 클럽'에 소속돼 활동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하이마스터'라는 IT 동아리 활동도 한다.
이번 대회 참여와 수상을 계기로 그는 꿈을 더욱 구체화 시켜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가까운 계획에 대해 "대학 졸업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더 공부할 기회를 잡아 석사, 박사 과정까지 밟고 싶다'면서 "특히 IT가 발전되고 장애인에게 열려있는 나라에서 공부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드얀프라바스와라군은 한국방문, 한국 장애인들의 삶에 대해 궁금함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장애인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원도 궁금해요. 또 한국이 그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도 직접 보고 싶고요. 제가 잘 모르는 IT 분야의 기술도 직접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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