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투자의 가벼움…정보로 매매하기

머니투데이 이병찬 이코노미스트 | 2015.11.19 06:30

[숨고르기]주식투자에 백전백패하는 개미들의 투자습관들①

편집자주 | 변동성이 점점 커지는 금융경제 격변기에 잠시 숨고르며 슬기로운 방향을 모색합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주가의 하루 변동 폭이 ±30%로 확대된 지 반년이 돼 갑니다. 이론상으로는 하루에 60%의 이익이나 손실을 실현할 수 있을 정도로 변동성이 커졌습니다만, 이런 상황을 위험보다는 기회로 보는 투자자가 많습니다. 주식투자의 목표는 이익 실현이지 손실 회피에 있지 않기 때문에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게 됩니다.

그런데 주식시장은 참여자들이 한치 양보 없이 자신만의 이익을 위하여 시장을 상대로 벌이는 전쟁터와 다름 없습니다. 이런 전쟁터의 참여자로서 개미투자자는 시장영향력이나 정보력, 자본력 면에서 상대적인 열위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개미가 상대적 초과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다른 참여자들보다 훨씬 더 진지하고 치열하게 시장에 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조건입니다.

그럼에도 개미투자자들은 너무나 안일하고 비합리적인 자세로 시장에 임하기가 일쑤입니다. 비합리적인 만큼 개미투자자들의 기대수익은 기관투자자들의 기대수익보다 훨씬 높습니다. 기대수익의 크기만큼 탐욕이 커지고, 그만큼 투자행위는 비이성적으로 흐르기 마련입니다.

개미투자자들이 실패의 악순환에 갇혀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은 그들의 잘못된 투자 습관에 기인하는 바가 큽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체계적인 학습과 훈련 없이 그저 어쩌다가 시장에 발을 담그게 되고, 그러면서 부지불식간에 습관화된 투자 행동은 자연스럽게 인간의 보편적인 인지 편향과 행동 오류를 그대로 축적하게 됩니다.

이렇게 쌓인 잘못된 투자 습관을 고치는 것은 주식시장을 떠나는 것 만큼이나 어렵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공통된 경험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신의 나쁜 습관이 무엇인지 모르는 투자자가 의외로 많다는 것입니다. 알고 있어도 실패하는데 모르고 있다면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개미들이 주요 의사 결정 때 마다 곱씹어 볼 만한 잘못된 투자오류를 소개합니다. 사람들 마다 받아들이는 심각성이 다를 수 있지만 한번은 평소 습관과 다르게 행동해 보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정보로 매매하기

개인투자자들은 거시 경제변수 전망에 따라 지수나 업종에 투자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어차피 위험 자산인 주식에 투자하는 만큼 종합지수나 업종지수를 추종해서는 기대하는 대박의 꿈을 달성할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부분 개별 종목 중심의 주식 투자에 몰입하게 됩니다.

친구나 지인의 모임에서 가끔씩 들려오는 대박의 소식은 대개가 그들이 직간접으로 알게 되는 개별 회사의 내부 정보와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연히 참석한 모임에서 어쩌다 입수한 정보들이 다음날부터 급등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 경험을 가지게 됩니다(물론 급락하는 경우는 눈에 띠지도 않고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없습니다).


이런 경험을 몇 번 하다 보면 종목에 대한 사전 검토는 안중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정보를 들은 바로 다음날 동시 호가에 매수하게 되거나, 심하면 얘기를 듣는 그 자리에서 모바일 트레이딩을 가지고 시장가로 매수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그 다음 행동은 뻔합니다. 매입 후 하루 이틀 내에 평가 손실이 나게 되면 즉시 손절매를 단행하는 것이 정보 투자자의 일반적인 행태입니다. 종목 선택에 투입한 시간과 노력이 없는 만큼 조금만 손실이 나더라도 추가 하락의 공포를 견딜 힘이 부족하여 바로 청산하게 되는 것입니다.

잘못하여 손절매 타이밍을 놓치기라도 하면 물까지 타야 하는 수렁에 빠지는 상황으로 돌입합니다. 이런 경우 대개는 어떤 종목인지 분석할 시간도 이유도 없이 주가의 노예가 돼 버리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운 좋게도 매입 후 주가가 오르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제서야 매수 종목과 관련된 재무 정보나 뉴스,공시 등을 느긋하게 검색하게 됩니다. 그것도 나쁜 정보는 무시하고 좋은 정보만 받아 들이는 인지오류를 눈치채지 못한 채, 얼마나 벌고 있는지 수시로 계산기를 두드리면서 대박의 나래를 펼칩니다.

들인 노력이 없는 만큼 기대 수익을 낮게 잡고 빠져 나와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얻은 정보로 위험을 감수하고 들어 왔으니 많이 먹어야 한다는 보상 심리 때문에 쉽게 팔지 못합니다. 종국에는 대박은 고사하고 시간만 손해 보다가 그저 그런 이익이나 손실을 보고 천신만고 끝에 빠져 나오는 것이 전형적인 정보투자자의 모습입니다.

주식의 정보는 전달 및 유통 과정에서 왜곡 내지 과대 포장돼 악용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 생리입니다. 아니면 불확실하거나 의미 없는 정보가 대부분입니다. 만약 나한테 어떤 정보가 2차적으로 주어졌을 때 그 정보가 확실한 ‘돈’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하면 순진한 투자자입니다.

정말 ‘정보’가 ‘돈’으로 확실하게 연결된다면 그 정보를 공짜로 주는 사람도 드물거니와 이를 공짜로 받으려는 사람도 문제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정보는 투자의 사전적 참고 사항일 뿐이지 의사 결정의 우선 조건은 아닙니다. 오히려 정보는 해당 종목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분석하는데 선입견을 제공하거나 정상적인 매매타이밍을 잡는데 방해 요소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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