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 진술한 이재현 CJ회장 "모든 게 제탓입니다"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 2015.11.10 17:38

유전병에 신장이식 후유증 겹치며 건강상태 최악…서울고법, 내달 15일 오후1시 선고기일 확정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0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모든 게 제 탓입니다. 건강을 회복하고 선대 유지인 사업보국, 미완성 CJ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들 기회를 재판장님께 부탁드립니다. "

파기환송심에 참여하기 위해 10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 출두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쌀쌀한 날씨 탓에 두터운 털모자와 목도리를 하고 마스크를 눈 밑까지 올린 채 코트를 껴입은 이 회장은 최후진술조차 힘에 겨워하며 한마디 한마디를 끊어질 듯 이어갔다.

이날 구급차에 실려 1년2개월만에 서울고법 청사를 찾은 이 회장은 들 것에서 휠체어로 몸을 옮겨 공판이 열린 서관 403호로 이동했다. 취재진이 이날 재판에 임하는 이 회장의 각오를 듣기 위해 따라붙었지만 굳게 닫힌 이 회장의 입은 열리지 않았다.

이 회장은 신부전증 외에 근육이 서서히 위축되는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CMT)를 앓고 있다. 변호인에 따르면 이 회장은 현재 체중이 52kg에 불과할 정도로 건강상태가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8월 부인으로부터 신장이식을 받았지만 올해초 거부반응이 나타나면서 면역억제제를 투약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은 재판 내내 얼굴을 찡그리며 고통스러움을 표현했다. 이름과 나이 등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재판부의 질문에도 힘에 겨운 목소리로 "네"라고 대답했다. 변호인측은 "이 회장이 심각한 감염 우려가 있음에도 재판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로 출석했다"고 말했다.


CJ그룹 관계자는 "신장이식 환자의 평균 수명은 12년 정도인데 이 회장은 지난 2년간 초기 치료에 실패하면서 사실상 10년 시한부 선고를 받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6200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운용하면서 1600억원 상당의 횡령·배임·탈세를 저지른 혐의로 2013년 7월 구속기소됐다. 항소심에서 이 회장은 징역 3년에 벌금 252억원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했으며 대법원은 일부 배임 혐의에 대한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일본 부동산 매입 과정에서 벌어진 이 회장의 배임죄에 대한 판단이 잘못됐다는 이유에서였다. 대법원은 "배임으로 취득한 이득액을 단정할 수 없는 경우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가 아닌 형법상 배임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공판을 진행한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이원형)는 다음달 15일 오후1시로 선고기일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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