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I.SEOUL.U…네이밍보다 브랜딩이다

머니투데이 반정화 서울연구원 시민경제연구실 연구위원 | 2015.11.10 06:45
서울의 도시브랜드 '아이. 서울. 유(I.SEOUL.U)'가 탄생했다. 아직은 어색하다. 구관이 명관이라며 다시 '하이 서울(Hi Seoul)'을 얘기하는 시민들도 있다. 시민들의 호응과 국내외 반응, 새 브랜드가 서울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지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과 함께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부분은 새 브랜드를 어떻게 확산시키고 활용할 것인가이다.

서울시의 새 브랜드는 '시민참여 브랜드'란 면에서 의미가 크지만, 그 외에 '외래관광객 2000만명 달성'과 '세계 3대 MICE 도시 달성' 등 도시경쟁력 제고 측면에서도 더 중요하다. 서울브랜드의 활용효과를 높일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지금이 아닐까 싶다.

최근 서울 방문 외래관광객 수가 급증하면서 2000만 달성 목표를 2017년에 조기달성할 가능성도 있다. 메르스 이후 일시적으로 감소된 관광객 수가 회복세로 접어들어 불가능한 수치가 아니란 의견이다.

서울시의 관광 정책도 관광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데 집중하려 하고 있다. 여전히 볼거리 부족, 불친절한 택시, 쇼핑으로의 편중, 저가 패키지관광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지만 서비스 수준 향상과 개선 노력만 지속된다면 분명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다.
도시브랜드는 도시마케팅 수단으로서 도시 이미지를 개선하고 도시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 그동안 서울시는 Hi Seoul을 비롯해 다양한 하위 브랜드들을 만들었고, 짧은 기간에 많은 상징물이나 슬로건들이 만들어져 혼선을 가져오기도 했다.

새로운 유사 브랜드의 개발 과정에서 기존 브랜드와의 연계성이나 브랜드개념의 상·하위 구분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물론 오랜 시간 Hi Seoul에 대한 인지도를 쌓았고 일정 수준의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관광활성화를 비롯해 다른 분야에 활용된 면에서는 아쉬움이 크다.


서울시는 그동안 도시의 대표브랜드를 활용하기보다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별도로 '인피티틀리 유어즈, 서울(Infinitely yours, Seoul)', '서울, 마이 서울(Seoul, my Seoul)' 등을 개발했지만 활용도는 낮았다. 브랜드 슬로건만으로 도시브랜드 가치를 창조하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도시브랜드와 맥을 같이하지 못하고 많은 상징물들이나 슬로건들이 만들어져 브랜드관리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던 게 문제다.

새로운 서울 도시브랜드는 일정 범위 내에서 변형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분야에서 널리 활용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I.SEOUL.U를 활용해 관광브랜드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브랜드 슬로건 만으론 성공할 수 없다. 도시브랜드의 기본 틀을 이해하고 구성요소들이 조화롭게 활용될 수 있도록 브랜드 체계를 갖추는게 중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야 비로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친화적 도시 브랜딩'이 형성될 수 있고 도시의 브랜드 가치가 도시 경쟁력에 기여할 수 있다.

브랜딩에 성공한 해외도시들은 모두 도시브랜드를 통해 이미지를 개선하고 이를 도시경쟁력 강화로 연결시켰다. 도시브랜딩은 생활편의시설과 투자환경, 서비스환경, 도시 거버넌스 등 분야별 사업의 성공을 통해서 구축될 수 있다. 새로운 도시브랜드가 서울의 관광경쟁력과 관광이미지 개선에 기여하려면 일회성도, 이벤트성도 아닌 체계적 도시브랜딩이 필요하다.

도시이미지를 개선하고 도시마케팅 및 브랜드를 적극 활용해 관광객과 투자자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서울시민의 정체성이 담겨있는 브랜드, 그리고 그 브랜드에 대한 일관성있는 관리전략이 장수하는 서울브랜드를 만들 것이다.
그동안 Hi Seoul 혹은 다른 서울의 브랜드나 슬로건이 들어간 기념품을 해외관광객들이 얼마나 인지하고 있을까? 서울방문객들 모두 서울 브랜드가 새겨진 관광기념품을 들고 출국하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베스트 클릭

  1. 1 한 달 복통 앓다 병원 가니 이미 전이…"5년 생존율 2.6%" 최악의 암
  2. 2 쓰레기만 든 게 아니었어?...북한이 띄운 풍선 만지면 벌어지는 일
  3. 3 평창동 회장님댁 배달 갔더니…"명절 잘 보내라"며 건넨 봉투 '깜짝'
  4. 4 '이범수와 이혼' 이윤진, 추석에도 '생이별' 아들 생각…"해피 추석"
  5. 5 짓밟고 헤어드라이기 학대…여행가방에 갇혀 숨진 9살 의붓아들 [뉴스속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