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나다에서 제네시스까지, 현대차 '사장님차'의 역사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15.11.07 03:29

그라나다 그랜저 다이너스티 에쿠스 제네시스로 이어진 현대차 고급 세단

2세대 제네시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론칭을 공식 발표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현재 팔리고 있는 2세대 제네시스와 연말 출시되는 에쿠스 후속에 중형 세단,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 스포츠쿠페가 더해져 2020년까지 총 6종의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론칭은 2008년과 2013년 각각 출시된 1,2세대 제네시스의 성공에 따른 자신감의 결과다. 현대차의 고급차 기술력은 1970년대부터 축적됐고, 제네시스로 꽃을 피웠다. 수입차가 대중화된 지금은 상황이 다르지만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은 곧 대기업 회장, 사장 등 최고경영자(CEO)나 정부 부처 장관들이나 탈 수 있는 차였다. 조직폭력배 간부들이 세력 과시를 위해 타는 차로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기도 했다. 현재의 '제네시스 브랜드'를 가능케 한 현대차의 고급차 역사를 살펴본다.

그라나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 유럽 스타일의 정통 후륜 세단 그라나다

1970년대 후반 산업화가 가속화하면서 고급차 수요도 늘게 된다. 1975년 포니를 출시해 '마이카' 시대를 연 현대차는 3년 뒤인 1978년 독일 포드가 출시한 2세대 '그라나다' 모델을 국내에 그대로 들여와 출시했다. 배기량 1993cc로 V6(V형 6기통) 엔진을 단 후륜 구동방식의 고급차였다. 최고출력 102마력(5700rpm) 최대토크 16.9kgm(3500rpm)였으며, 최고속력은 시속 165km를 냈다.

포니가 처음 나왔을 때 직렬 4기통 1238cc 엔진을 달고 최대 출력 67마력, 최고속력 시속 140km를 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성능이 뛰어났는지 알 수 있다. 여기에 4륜 독립 현가 장치, 인체공학적 시트 등 당시 첨단 기술로 승차감도 확보됐다.

현대차는 오일쇼크가 일어나 기름값이 치솟자 1980년에는 엔진을 4기통으로 줄이고 앞면 라디에이터와 테일램프의 디자인을 바꾼 '뉴 그라나다'를 출시했다. 1985년 12월 단종될 때까지 87개월 동안 그라나다는 국내시장에서 총 4678대가 판매됐다.

1세대 그랜저. /사진제공=현대자동차
◇ 고급차의 대명사 '그랜저'의 탄생

그라나다의 바통을 이어받은 현대차의 고급차는 바로 그랜저다. 그랜저는 1986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지난 25년 동안 국내 대표 준대형 세단으로 군림해 오고 있다. 1992년 '뉴 그랜저', 1998년 '그랜저(XG)', 2005년 '그랜저(TG)'를 거쳐 2011년 '그랜저(HG)'가 출시됐다. 1~5세대 통틀어 그랜저는 국내시장에서 총 141만7528대가 판매됐다.

1세대 '그랜저'는 'L카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일본 미쓰비시와 공동 개발해 세상에 나왔다. '웅장, 위엄, 위대함'의 뜻을 담아 '그랜저(GRANDEUR)'로 명명됐다. 직선이 강조된 강인한 이미지의 디자인에 2000·2400·3000cc급 모델로 구성됐다. 당시 국내 대형 승용차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총 9만2571대가 판매됐다.

1992년 9월 출시된 '뉴 그랜저'는 곡선미를 살린 유럽풍의 다이내믹 스타일에 중후한 이미지를 조화시켰다. 당시 국내 시판 차종 중 가장 큰 차체와 실내공간을 자랑했다. 3500cc급 모델을 추가해 시장 공략에 나선 결과 총 16만4205대가 판매됐다.

5세대 그랜저. /사진제공=현대자동차
'그랜저(XG)'는 새로 개발된 196마력의 시그마 3.0 V6 DOHC 엔진을 장착해 강력한 동력 성능을 갖췄다. 국내에서 총 31만1485대가 판매됐다.

'그랜저(TG)'는 독자 기술로 개발한 람다, 뮤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또 버튼시동장치, 블루투스 핸즈프리, 에코 드라이빙 시스템 등 각종 신규 사양과 첨단 기술이 적용돼 고품격 프리미엄 세단에 걸맞는 상품성을 갖췄다. TG는 2010년까지 국내 시장에서 40만5545대가 판매됐다.

현재 판매 중인 5세대 신형 '그랜저(HG)'는 3년 6개월여의 기간 동안 총 4500여억원을 투입해 완성했다. 최고 출력 270마력의 람다 II 3.0 GDI 엔진, 최고 출력 201마력의 세타Ⅱ 2.4 GDI 엔진을 적용했다. 올해 10월까지 국내시장에서 총 44만3722대가 판매됐다.


◇ 그랜저와 에쿠스 사이, '다이너스티'

다이너스티는 1996년 5월 뉴 그랜저의 페이스 리프트 차종으로 V6 3000cc 엔진과 V6 3500cc 엔진을 달고 출시됐다. 1997년 2월 V6 2500cc 엔진, V6 3500cc 엔진이 탑재된 리무진이 추가됐다. 1999년 4월에 대체 차종인 에쿠스가 출시돼 V6 3500cc 엔진과 리무진은 단종됐고, V6 2500cc 엔진과 V6 3000cc 엔진은 2005년 7월 단종됐다.

본래 다이너스티의 후속 차종(프로젝트명 GH) 개발이 추진 중이었지만, 기아자동차로 이관돼 오피러스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 다이너스티는 첫 출시 이후 단종될 때까지 10년간 국내에서 총 6만4681대가 판매됐다.

1세대 에쿠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 명실상부한 현대차의 기함 '에쿠스'

에쿠스는 1999년 4월 현대자동차와 미쓰비시자동차의 업무 제휴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명실상부한 현대자동차의 기함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1세대 에쿠스는 '개선장군의 말'이라는 뜻의 이름에 걸맞게 절도감 있는 곡면과 역동적인 외관이 조화된 고급스러움을 뽐냈다. 넉넉한 실내공간과 승객의 탑승 여부와 안전벨트 착용 여부에 따라 에어백 작동이 달라지는 지능형 에어백 시스템 등 최첨단 고급장비가 적용됐다. 3000cc, 3500cc, 4500cc 세단과 3500cc, 4500cc 리무진 모델로 운영됐다.

2009년 3월 나온 2세대 에쿠스는 곡선을 가미하고 강렬하고 하이테크한 느낌을 강조했다. 아울러 짧은 오버행으로 날렵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완성했다. 2세대 에쿠스는 올해 10월까지 국내시장에서 총 7만8898대가 판매됐다.

1세대 제네시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 세계 시장에서 프리미엄 세단과 경쟁하는 제네시스

1세대 제네시스가 2008년 1월 출시됐다. 프로젝트명 'BH'로 후륜구동 모델 개발에 착수, 4년여 간의 연구개발기간 동안 총 5000억원이 투입됐다. 현대차가 새롭게 개발한 후륜구동 베이스의 대형 승용 플랫폼을 적용했다. 1세대 제네시스는 국내시장에서 총 13만5424대가 판매됐다.

2세대 제네시스는 현대차가 '세계 유수의 프리미엄 차량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최첨단 후륜구동 세단 개발'을 목표로 총 5000억 원을 들여 2013년 11월 출시했다. 기존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이었던 '플루이딕 스컬프처(자연으로부터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유연함과 역동성을 강조한 디자인)'를 보다 정제되고 품격 있는 디자인으로 한 단계 발전시킨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을 최초로 적용했다.

아울러 초고장력 강판의 적용 비율을 51.5%까지 늘리고 차체 구조용 접착제 적용부위를 123m로 확대해 세계 최고 수준의 차체 강성을 확보했다. 2세대 제네시스는 출시 이후 올해 10월까지 국내시장에서 6만7610대가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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