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 금리인상 충격 대응력 개선됐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15.11.03 12:00

과거 금리인상기와 비교해 경상수지 높고, 외환보유액 많아…미국 월평균 금리 9bp씩 오를 듯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
미국이 금리인상을 하더라도 우리나라 대외충격은 예년보다 높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외국인 투자자금이 증가하면서 자금유출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경상수지 흑자규모와 외환보유액 확대로 위기 대응력이 이보다 더 개선됐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은 3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기초경제여건 및 자금유출 대응능력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미 연준(Fed)의 금리인상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일시에 대규모로 유출되고 금융불안이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 외국인 투자자금이 예년보다 훨씬 많아졌지만 이와 비례해서 대외건전성이 확보된 만큼 미국 금리인상이 곧바로 우리경제에 시스템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국인 투자자금 잔액은 지난해날 기준 7287억달러로 10년전인 2014년 6월(2543억달러)와 비교해 약 3배 가량 증가했다. 2007년 이후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갔을 때 월 순유출 규모는 48억달러로 과거 금리인상기(12~14억달러)와 비교해 3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자금유출에 대응할 수 있는 기초경제여건도 개선됐다. 과거 금리인상기 경상수지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1.4~-1.9% 수준이었으나 2010년~2014년에는 평균 4.1%로 높아졌다.

이와 함께 외화부채 대비 외환보유액 비율도 1990년대 26~28%대에서 2009~2013년 79.7%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기초경제여건은 여타 신흥시장국 평균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료=한국은행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이 상승하면서 원화 투자자산의 안정성이 확보된 것도 미국 금리인상 충격을 줄여줄 수 있는 요인으로 손꼽힌다. 장기투자성향이 강한 채권자금 비중은 과거 금리인상기 20%대 초반에서 올해 2분기 29.6%로 증가했다. 반면 자금유출 가능성이 높은 차입금 비중은 1990년대 중반 60% 내외에서 올해 2분기 19.3%로 하락했다.

시장 관계자는 “한국의 주식시장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편이나 국채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추세”라고 했다.


미국계 투자자금 비중이 2012년 36%에서 지난해말 28%로 하락한 측면도 미국 금리인상 충격을 완화시키는 요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환율 변동성도 약화됐다. 한은 분석결과 VIX(변동성지수)의 원/달러 환율에 대한 영향력은 2001~2007년 0.23에서 2010~2014년 0.08로 1/3 수준으로 축소됐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하더라도 유럽중앙은행(ECB)와 일본은행(BOJ)가 한동안 통화완화 정책기조를 유지하면서 유동성 긴축효과가 상당폭 상쇄될 가능성도 있다. 과거 금리인상기 전후 6개월간 본원통화 증가율은 평균 11% 수준이었으나 유로존과 일본의 양적완화 영향으로 이번 금리인상기의 각 국가별 본원통화 증가율은 17%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해도 과거보다 월평균 금리인상 폭은 한층 줄어들 전망이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금리경로 전망에 따르면 연내 금리인상을 시작해 2018년말 연방 정책금리는 3.375% 수준까지 인상된다. 월평균 인상폭은 9bp(0.09%포인트)로 과거 금리인상기 월평균 금리 인상폭(15~23bp)보다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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