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북에서 다시 쓴 열하일기'는 상·하 양권으로 구성돼 1780년 연암 박지원의 중국방문기인 '열하일기' 코스 그대로 직접 밟으면서 느낀 경험담을 실었다. 막북(漠北)은 사막의 북쪽, 지금의 중국 외몽골 지역이다.
김 의원은 17대 국회의원이었으나 2008년 18대 총선 공천을 받지 못한 뒤 중국 베이징 국제관계학원 객원교수로 활동했다.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빠져든 게 이 무렵이다.
19대 국회에 복귀한 뒤에도 열하일기에 대한 관심은 식지 않았고 답사기를 자신의 블로그에 연재했다. 김 의원은 수시로 열하일기 현장인 단동, 심양, 산해관, 베이징, 열하(청도) 지역을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늑대잡는 개'로 알려진 티베트 마스티프에게 물릴 뻔하는 등 여러 에피소드도 남겼다.
그 문제의식이란 명분에 집착하는 정치보다는 실질과 실리를 통해 국민 삶에 도움이 되는 정치가 필요하다는 것 등이다. 외교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김 의원은 역설한다.
다음은 책의 한 토막이다.
"베트남 역사에서 대제국 청나라를 물리친 꽝쭝 황제로 기록되는 응웬 후에. 오늘날 베트남의 200동 지폐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역사적으로 베트남의 군주들은 중국에 보내는 공문서에서는 자신을 왕이라 칭했지만, 자국 내에서는 스스로 황제로 칭하고 연호를 쓰면서 중국과 대등하게 여겼다.
가짜 안남국왕이 열하까지 가서 건륭제를 알현한 이 사건은 베트남의 자존심을 지키면서 건륭제의 허영심도 만족시켜 양국 간 전쟁을 종식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반면 병자호란의 결과 청나라의 속국으로 떨어진 조선에서는 청나라를 가짜 왕이 친조한다는 사건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할 일이었음에 틀림이 없다. '열하일기'에 실려있는 건륭제의 교지를 읽어보면 청나라 황제 앞에서 한없이 약해져야 했던 조선 국왕의 처지가 눈앞에 어른거린다." (하권 '태학유관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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