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 떨어진 비스마야. 이곳에선 우리나라 ‘분당’ 규모의 신도시가 조성된다. 최근 아파트가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한쪽에선 부지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바로 2012년 한화건설이 수주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다.
예정대로라면 2019년에는 8개타운, 59개블록, 834개동으로 구성된 초대형 신도시가 위용을 드러낸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단순한 신도시 조성사업이 아니라 내전 이후 현대화된 도시로서 이라크의 발전된 위상을 보여주는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래사막에 대규모 신도시를 조성하는 이 사업은 한국 해외건설 역사상 최대인 80억달러 규모였다. 3년도 안된 지난 4월엔 총 21억2000만달러 규모의 인프라공사도 추가 수주해 단일사업장에서 100억달러 넘는 수주액을 올렸다.
한화건설이 EPC(설계·조달·시공)를 모두 책임지는 ‘디자인빌드’ 방식으로 진행되며 공사기간은 7년. 단기간에 공사를 수행하기 위해 PC(Precast Concrete)공법을 활용했다.
PC공법은 레고블록 쌓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외벽·내벽·계단 등과 같은 부자재들을 공장에서 제작한 후 공사현장에 운반·설치해 완성하는 건설공법이다.
현재 이라크 현지엔 40여개사, 300여명의 국내 협력업체 직원이 상주하며 앞으로 100여개 협력사에 1000여명이 함께 근무할 예정이다. 중장비 800여대를 비롯, 총 1600여대의 한국장비가 투입되는 등 연관산업의 동반진출은 물론 신규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며 창조경제의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사실상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탁월한 선견지명에서 시작됐다. 이라크전쟁이 끝나기 2년 전인 2009년 김 회장은 “종전 이후 대규모 전후 복구사업이 잇따를 것”이라며 당시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에게 해외부문을 전담해 철저히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이후 김 부회장이 2010년 2월 민관경제협력사절단으로 이라크를 처음 방문했다. 오랜 전쟁으로 전기와 주택 등 기본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해 3월 이라크는 100만가구의 국민주택 건설을 위한 프로그램을 발표했고 그 첫번째 사업이 ‘비스마야 신도시’였던 것이다.
한화건설이 올해 신도시 기반시설 추가 수주로 제2, 제3의 비스마야 수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 점도 고무적이다. 이라크정부가 전후복구사업의 일환으로 100만가구 주택건설을 계획하는 만큼 가장 선두에 한화건설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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