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전면전…27일 대통령 국회 연설 분수령

머니투데이 황보람 이하늘 기자 | 2015.10.25 16:25

[the300]與, 친박 중심 세 결집 포럼 vs. 野 문-심-천 '3자연대'+시민단체 공동대응

지난 24일 오후 중구 서울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제2차 범국민 촛불문화제에서 촛불을 든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가 열흘 앞(내달 5일)으로 다가왔다. 여당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친박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정교과서를 옹호하며 세 결집에 나섰다. 야권은 정당을 뛰어넘은 '3자연대'를 통해 대응 전선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오는 27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 국정교과서 추진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날이 '교과서 정국'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 천정배 무소속 의원 등 '3자연대'는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한국사 교과서 '진실과 거짓' 체험관 개막식을 열고 정부 여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응하는 공동전선을 펼쳤다. 같은 날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도 광화문광장에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서명운동을 이어갔다.


새정치연합은 오는 26일에는 안중근 의사 의거 106주년 기념일을 맞이해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이 예정된 27일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3자연대에 시민단체까지 아우른 대규모 문화제 '국정화 말고, 국정을 부탁해'를 열고 국정교과서 반대 총력전에 나선다.

야당은 국정교과서 확정고시가 나면 사실상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대응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국정화 반대 이슈에 목소리를 높일수록 여당이 '민생 외면 정당'으로 매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내에서 강경론이 제기됨에도, 투쟁 노선보다는 대국민 여론전에 무게를 싣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날 최재천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은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의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이 가장 중요하다"며 "국정교과서 확정고시일까지 국민여론 모으기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예산 발목잡기' 등의 여론악화 가능성을 의식한 듯 "민생예산 볼모는 절대없다"면서 "국정교과서 운영예산, 국사편찬위 예산, 교육부 지원예산 등 부분연계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새정치연합 측은 국정교과서에 대한 최소한의 조정절차로 역사교과서 검증위원회 구성과 현행 교과서 제도에 대한 청문회 및 국정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운동장에서 열린 제33회 대통령기 이북도민 체육대회에서 황해도중앙도민회 관계자들과 함께 '역사 바로세우기는 올바른 국정교과서가 시작이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뉴스1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와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정교과서의 당위성을 강화하고 세 결집을 공고히 하고 있다. 당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비판론'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날 김 대표는 서울 목동운동장에서 열린 '제33회 대통령기 이북도민체육대회' 개막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교과서로 전환하는 건 최선의 방법은 아닌 차선의 방법"이라며 "(하지만) 이 방법이 아니고서는 역사 교과서를 바로 잡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또 "집필진 구성도 되지 않았고, 단 한 자도 쓰이지 않은 국정 역사교과서를 두고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야당의 주장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 일각에서 제기된 국정교과서 비판의 목소리도 차단하고 나섰다.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강경 우파들의 오만이 빚은 자충수"라며 "실수는 빨리 바로 잡으면 전화위복이 되지만 오래 끌면 재앙이 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김 대표는 "민주 정당에서 나올 수 있는 다양한 목소리"라면서도 "(국정교과서 추진이) 다음 총선에 지장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데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친박계 의원을 중심으로 국정교과서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천명하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 40명으로 구성된 국가경쟁력강화 포럼은 대통령 연설을 하루 앞둔 오는 26일 국정교과서에 힘을 싣고 세를 규합하기 위한 공식 모임을 연다. 이번 모임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정교과서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대통령을 위시한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정화 찬성 응답은 36%로 반대 47%에 크게 밑돌았다. 박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42%로 전주 대비 1%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47%로 3%p 상승했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국정 교과서 추진에 대해 의원들마다 온도차가 있지만 확실한 것은 이미 전쟁이 시작됐기 때문에 물러설 수 없다"며 "이제 교과서 문제는 단순히 편향된 교과서를 바로 잡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각 진영 간 물러설 수 없는 주도권 다툼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2세 신발 만든 지 5개월 만 파경…지연, 황재균 흔적 싹 다 지웠다
  2. 2 33평보다 비싼 24평…같은 아파트 단지인데 가격 역전된 이유
  3. 3 "명장 모셔놓고 칼질 셔틀만" 흑백요리사, '명장·명인' 폄하 논란
  4. 4 티아라 지연·황재균 이혼 인정…"성격 차이로 별거 끝에 합의"
  5. 5 "국민 세금으로 '불륜 공무원 커플' 해외여행" 전남도청에 무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