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인허가 '폭탄'…집값 하락·미분양 '경고등' 커졌다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 2015.10.25 18:29

주택 '인허가 폭탄' 으로 미분양 넘쳐났던 2007·2012년 되풀이되나…"공급과잉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연도별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 / 자료제공=국토교통부

올 한해 연간 주택 인허가 물량이 역대 최고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커진다. 수요가 공급을 받쳐주지 못하면서 미분양이 쌓이고 집값이 하락국면으로 돌아설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미분양이 늘면 건설은 물론 부동산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정부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폭증하는 주택 인허가 물량…집값 하락 ‘신호탄’?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주택 인허가 실적은 54만140가구로 이미 지난해 전체 물량(51만5251가구)을 넘어섰다.

추세로 보면 주택시장이 상승기던 2007년(55만5792가구)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점에 이른 2012년(58만6884가구)도 넘어 최대 70만가구에 육박하거나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연간 인허가 물량이 70만가구를 넘은 것은 관련통계가 집계된 1977년 이후 1990년 한 해뿐이다. 당시 정부의 주택 200만가구 건설계획에 따라 분당·일산·평촌 등 1기 신도시 건설이 본격화한 때다.

이에 지난해 50만가구 넘는 인허가 물량에 이어 올해 70만가구 수준의 물량폭탄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급과잉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연간 인허가 물량이 70만가구에 달한다는 것은 최근 수요를 고려할 때 지나치다”며 “2∼3년 뒤 이들 주택이 입주할 시점에 수요가 뒷받침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수요는 이에 크게 못미친다. 국토부와 국토연구원이 2013년 마련한 ‘장기주택종합계획’에 따르면 연평균 주택 수요는 39만가구 수준이다. 이처럼 수요에 비해 공급이 늘면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을 그동안 여러 차례 경험했다.


KB국민은행 시계열자료를 살펴보면 인허가 물량이 많던 2007년과 2012년을 전후로 주택매매가에 큰 폭의 변동이 나타났다. 2006년 1월 76.7이던 매매가격지수(2013년 3월 기준 100)는 매달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다 2008년 9월 91.8로 최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공급과잉에 따른 조정기를 겪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2010년 1월(92.1) △2011년 1월(94.2) △2012년 1월(100.3) 등 줄곧 상승세를 보인 주택가격은 2012년 8월 100.8을 기록한 후 2013년 8월 99.9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공급이 지나치게 많은 것만으로도 부동산시장에 악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분석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2008~2009년은 금융위기라는 경제적 요인 때문에 급격한 하락이 있던 것이어서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인허가 물량이 계속 쏟아지면 수요위축이나 시장의 냉각을 불러올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전국 연도별 미분양아파트 현황. 2015년은 8월말 기준. / 자료제공=국토교통부

◇인허가 물량급증에 ‘미분양 공포’ 되살아나나
물량이 많아지고 집값이 떨어지면 자연스레 미분양도 증가한다. 2006년 7만3772가구던 전국 미분양은 2007년 11만2254가구로 10만가구를 넘어섰고 2008년 16만5599가구로 정점을 찍었다. 당시 중도금이나 잔금을 감당하지 못해 입주를 포기하는 이른바 ‘입주대란’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수도권의 경우 올들어 9월 말까지 주택 인허가 물량은 29만4463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14만9595가구)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수도권 택지개발지구와 도시개발지구 등 대규모 사업승인의 영향이다. 결국 이 물량이 입주를 맞는 2017~2019년엔 또다시 집값 하락과 ‘입주대란’ 사태가 발생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공급이 많더라도 소화되면 괜찮지만 입주가 많은 지역에선 가격하락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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