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심리 저술서 '타고난 반항아(Born to Rebel)'의 저자 프랭크 설로웨이(Frank Sulloway)는 출생 순서가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그는 책에서 선천적으로 첫째가 보수적이며 둘째는 자유분방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저술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학술적 근거가 없는 믿음에 불과하다. 여러 학자들이 출생 순서와 성격의 연관 관계를 증명하려 수십 년간 연구했으나 결국 실패했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과학원(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은 △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사회성 △신경과민성 등 다섯 가지 특성을 토대로 미국·영국·독일 3개국에서 대규모 조사를 펼쳤다. 20일 발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별·나이·가족 수 등을 고려해도 첫째와 그 후 태어난 형제들의 다섯 가지 특성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미국 고등학생 총 38만 명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조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도출됐다.
다양한 실험과 긴 조사 끝에 내린 결론은 출생 순서와 성격은 연관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출생 순서가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걸까?
심리학자들은 이 같은 현상을 '착각적 상관(illusory correlation)'이라 정의했다. 착각적 상관은 '독특하고 흔치 않은 정보가 주어졌을 때 두 집단 간의 관계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란 뜻이다. 실제론 아무 연관이 없음에도 연관성이 있다고 강하게 믿는 현상을 일컫는다.
출생 순서가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착각적 상관은 '나이'에서 나타난다. 나이가 더 많다는 이유로 첫째가 둘째, 셋째보다 더 성숙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보통 이 믿음은 첫째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된다.
"첫째가 더 성실하다"라는 말도 착각적 상관 중 하나다. 성실함은 성장하면서 후천적으로 발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생들보다 먼저 성실함을 배운 첫째가 앞서 발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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